살얼음판 걷는 한반도

중국, 미국 군사행동에 동의했나
인민일보 "북한 행동, 미국의 임계점에 근접"
트럼프 "중국 도움 없이 북한 문제 해결" 재확인
정부 "4월 한반도 위기설은 근거 없는 얘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격추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 “U2 정찰기 두 대가 매일 10시간씩 교대로 떠서 14마일(22.4㎞) 상공에서 북한을 감시하고 있다.”

북한이 오는 15일 김일성 생일에 맞춰 6차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 시험발사로 추가 도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의 대응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만약 중국이 (북핵 해결에) 돕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들의 도움 없이 북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호주 언론인 데일리텔레그래프는 11일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 미사일을 격추할 준비가 돼 있다고 호주에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 폭스뉴스는 미국이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북한 동향을 정밀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든 옵션 동원하겠다는 美

미국은 가능한 모든 옵션을 동원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군사력을 활용한 직접적 압력을 기본으로 하되 북한이 협상에 나올 수 있게 대화채널 가동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9일 호주로 가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항로를 한반도 인근으로 되돌렸다. 이어 북한 미사일 격추 의지를 동맹국에 통보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의 세 차례 미사일 발사 때와는 다른 대응이다. 미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중국 기업과 금융회사에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에서는 군사행동 이후 대책 마련까지 거론하고 있다.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은 10일(현지시간)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포스트 김정은에 대한 해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편으론 북한과의 대화채널을 가동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백악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미국이 정부와 민간채널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외의 결과가 생각지 못한 시점에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긴장 고조에 다급해진 中

중국은 그동안 북핵 문제의 해법으로 ‘쌍궤병행(雙軌竝行: 비핵화와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雙中斷: 북한 핵 도발과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선(先)핵폐기’와 이를 위한 ‘모든 옵션 검토’를 핵심으로 하는 미국 측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양측은 지난주 정상회담에서도 이 같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중국이 미국의 군사행동 옵션을 암묵적으로 동의했다는 주장도 있다. 양이 중국 국방대 교수는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북한의 현 정권을 전복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한 대북 군사행동은 (중국이) 마지못해서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에 양비론적 태도를 보이던 중국 관영 언론들이 지난주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됐다. 인민일보의 소셜미디어인 사커다오는 “칼빈슨호가 다시 한반도에 들어왔다는 것을 그냥 엄포로 여기면 안 된다. 북한의 행동이 점점 미국의 ‘레드라인(금지선)’에 다가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오히려 정상회담 이후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긴박하게 뛰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위기설 근거 없어”

한국 정부는 1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사설정보지 등에서 확산되고 있는 ‘4월 한반도 위기설’에 대해 “근거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은 외교, 국방당국을 포함해 북한·북핵 관련 구체 사안에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며 “4월 한반도 위기설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김동윤/워싱턴=박수진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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