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5년내 교통사고 사망자 절반으로
경찰과 구체적 협의 없이 발표
'일단 내놓고 보자' 공약 지적도
서울시가 2021년까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지금의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11일 발표했다. 지난해 교통사고로 숨진 서울 시민은 인구 10만명당 3.7명이다. 이를 5년 안에 1.8명으로 줄이겠다는 게 서울시의 목표다. 이렇게 되면 서울의 교통안전 수준은 영국 런던(약 1.5명)이나 미국 뉴욕(약 2.9명) 등 선진국 도시와 비슷해진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3차 교통안전 기본계획’을 13일 공고할 예정이다. 2021년까지 서울 전역의 차량 제한 속도를 낮추겠다는 게 계획의 골자다. 계획대로라면 시내 간선도로 제한속도는 시속 60㎞에서 50㎞로, 생활권 도로는 시속 30㎞로 낮아진다.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고 시민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정책 취지는 공감을 얻고 있다. 하지만 시가 충분한 계획과 검토를 거치지 않고 섣불리 계획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차로 제한 속도를 결정하는 권한은 경찰에 있는데, 서울시와 경찰 간에 구체적인 협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찰도 차량 속도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서울시가 발표한 속도제한 계획에 대해서는 언제 어떤 도로를 대상으로 할지 등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가 제시한 목표 달성 시점(2021년)에 대해서도 “시가 그렇게 발표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5년 내 목표를 달성하려면 종로나 세종로 율곡로 등 주요 도로의 제한 속도를 언제쯤 조정할지 밑그림이 그려져 있어야 한다”며 “향후 협의는 하겠지만 2021년까지 서울 전역 속도를 제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시가 주도적으로 경찰과 협의해 제한 속도를 조정한 지역은 지난해 7월 북촌지구와 서울지방경찰청 인근 도로 두 곳에 불과하다. 올해 상반기 속도 제한이 확정된 곳도 남산소월로뿐이다.

서울시가 이날 내놓은 계획에는 차량 제한속도 조정 외에 교차로 횡단보도 등 안전 시설물 확대, 불법 주정차 단속 강화, 사고 건수에 따른 운수업체 상벌제도 등의 대책도 담겼다.

박상용 지식사회부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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