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엊그제 전교조 전임 활동을 이유로 결근해온 교사 16명에 대한 징계요구 공문을 각 시·도 교육청에 보냈다. 서울·강원·경남·세종 등 4곳의 교육청은 불법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전교조 전임 허가를 내줬고, 대전·울산·인천 교육청 관내에서는 연가(年暇)라는 꼼수가 활용됐다.

‘전교조는 법외노조’라는 2013년 고용노동부 판정과 합법노조 지위를 박탈한 이 행정 판단에 문제가 없다는 서울고법의 지난해 판결을 돌아볼 때 교육부의 징계요구는 당연한 조치다. ‘전교조는 노동조합이 아니므로 전임자 허가는 물론이고, 연가 허용도 불법’이라는 게 교육부의 확고한 판단이다.
전교조에 휘둘리는 통제불능의 교육자치에 교육부가 메스를 든 셈이지만, 일선 교육청이 제대로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소위 진보교육감들이 교육청을 속속 장악하면서 중앙정부와 충돌, 대립은 일상사가 됐다. 정치쟁점으로 나라가 두 쪽 났던 보육예산 편성 파동이 그랬다. 국정 역사교과서가 전국 5564개 중·고교 중 단 한 곳에서만 채택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온통 좌편향된 역사교과서 채택 시장에서 균형을 찾아보려고 교육부가 나섰지만 무위로 끝났다.

중앙정부의 정책이 지방 교육청이라는 거대한 벽에 번번이 가로막히는 상황이다. 과도한 교육자치가 근본 문제다. 이번 징계처분 요구만 해도 일선 교육청에서 거부하거나 시간을 끌 경우 강제할 수단이 없다. ‘징계 미이행에 대한 징계 권한’까지 교육청에 있는 탓이다. 중앙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법원에 하소연하는 것뿐이다. 교육예산 배분에서 약간의 불이익을 줄 수 있지만, 그 정도로 꿈쩍할 교육청들이 아니다. 교육감 직선제라는 과잉 정치가 교육행정의 기형화를 부채질했다. 선거사범으로 구속된 교육감도 어디 한둘인가.

자율을 감당 못 하는 교육자치의 거품을 빼고, 직선제도 당연히 재검토해야 한다.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2014년 말 내놓은 장기발전 로드맵에 다 들어있는 안이다. 지방자치와 교육행정의 발전 차원에서 국회가 나서야 한다. 교육청은 대한민국 밖의 독립국도, 교육행정의 해방구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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