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기업 위해 노후자금 못써"
국민연금공단이 정부와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안에 ‘사실상 반대’ 방침을 발표했다. 최대 사채권자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굳힘에 따라 대우조선은 초단기 법정관리(P플랜)로 가는 게 불가피해졌다.
국민연금은 11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현 상태에서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특정 기업을 살리기 위해 국민 노후자금의 손실을 감내하는 선택이 될 가능성이 있고 특정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기금이 쓰이는 선례로 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이는 국민연금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나며 기금 운용 원칙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달 23일 정부와 산은이 대우조선 회생안을 내놓은 이후 국민연금이 내부 방침을 외부에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와 산은은 국민연금에 대우조선 회사채의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의 상환을 3년간 유예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연금은 이날 산은 측에 “대우조선을 직접 실사한 뒤 채무재조정 찬반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4월 만기 회사채를 3개월간 늦춰 돌려받는 대신 오는 17~18일 사채권자 집회를 미뤄 달라”고 추가 제안했다. 그러나 정부와 산은은 “현실성 없는 제안”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연금이 최종적으로 반대 결정을 내리면 대우조선은 오는 20일께 P플랜으로 들어간다.

이태명/정지은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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