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대선공약검증단 - '일자리 공약' 집중분석

문재인의 '한국형 일자리 뉴딜'
"지속적 예산 마련 여부가 관건…과거 정권서 효과 없다는 것 검증"

안철수의 '청년고용보장제'
"민간 중심 방향은 맞지만 고용에 정부 직접 개입 부정적"

유승민·심상정의 '청년실업부조'
"정부 재정에 기댄 포퓰리즘 정책"

일자리 공약은 20~30대 젊은 층 표심 확보와 직결된다. 지난 2월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 수준인 12.3%까지 치솟았다. ‘고용절벽’에 직면한 청년들이 대선후보들의 일자리 공약에 주목하는 이유다. 각 당 후보는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와 중소기업 취업자 임금 보조 등 다양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대선 시즌 때마다 나오는 대증처방식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공일자리 확대는 ‘증세 부메랑’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한국형 일자리 뉴딜’을 내세웠다.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민간 영역에서 5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임기 내 총 131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문 후보 측은 공약 이행을 위해 5년간 21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의 일자리 관련 예산(올해 17조원)을 구조조정하면 추가로 재정을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다.

한경 대선공약검증단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의 실효성과 재원 마련 대책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형준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법제실장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은 일시적으로 고용 규모를 늘릴 수 있지만 확대 규모에 한계가 있어 청년 구직난을 해소하는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이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은 이미 과거 정권에서 검증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원 마련책에 포함되지 않은 81만명의 5년 뒤 인건비는 고스란히 국민 세금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역시 청년층 구직난 해소를 위해 교육, 안전, 복지 관련 공무원 일자리 확대를 공약했지만 청년 실업률은 취임 첫해인 2013년 8%(월평균)에서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다가 지난해 9.8%까지 뛰었다.

◆“임금 보조는 노동시장 왜곡”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문 후보와 반대로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 주도의 일자리 창출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의 81만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공약에 대해 “증세를 하자는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일자리를 살리는 주체는 민간과 기업이며 정부는 그 기반을 만들어주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직난 해소를 위한 한시적 대책으로 2021년까지 5년간 청년고용보장제를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기업의 60% 수준인 중소기업 임금을 80%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게 골자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에게 정부가 월 50만원가량을 지원한다. 소요 재원은 5년간 9조원으로 추산됐다. 정부의 기존 일자리 예산을 재조정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검증단은 민간 주도의 일자리 창출 방향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렸지만, 중소기업 임금 보조금에 대해선 노동시장을 왜곡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청년고용보장제는 고용시장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왜 존재하는지, 왜 임금 차이가 나는지를 부정하는 정책”이라며 “인위적인 임금 조정은 5년 뒤 중소기업 취업자들의 상대적 박탈감만 더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규제 개혁이 효율적인 일자리 대책”
검증단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공통 공약인 청년실업부조(청년 실업자의 구직급여 확대 및 기간 연장)에 대해서도 정부 재정에 기댄 ‘포퓰리즘(대중 인기영합주의)’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일자리 관련 공식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유턴을 유도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검증단은 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춰 다양하고 효과적인 인센티브 정책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도철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산업정책과 연계하지 않고 단순히 일자리 수만 늘리는 대책은 의미가 없다”며 “기업 투자가 고용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위해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는 장애물을 없애는 게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일자리 대책”이라고 했다.

이정호/은정진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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