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한경DB

[ 박상재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세타2 엔진의 결함으로 대규모 리콜(결함 시정)을 실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캐나다에서 세타2 엔진을 장착한 11만여대를 리콜할 계획이다. 세타2 엔진 부품의 표면이 균일하게 가공되지 않은 탓이다. 이에 엔진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119만여대를 리콜하는 것과 같은 이유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 그랜저, 쏘나타, K7, K5, 스포티지 등 5개 차종 17만1348대도 리콜을 발표한 바 있다. 엔진의 마찰이 극도로 심해지면서 열이 발생하고 베어링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을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세타2 엔진은 글로벌 시장에서 147만여대가량이 리콜에 들어간다. 이번 대규모 리콜로 현대·기아차의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차의 리콜 충당금은 각각 2500억원, 2000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는 1분기 실적에 반영돼 시장 기대치를 대폭 밑돌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기아차의 1분기 영업이익이 이 같은 악재를 반영해 1조293억원과 344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23.3%, 45.7% 감소한 수준이다.

여기에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판매 부진도 실적을 끌어내릴 것이란 우려가 높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7만2032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52.2% 급감했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현대·기아차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감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리콜이 현대·기아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반론도 있다.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 공장 판매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친환경차 시장 성장에 따른 기회도 주목할 요인으로 꼽힌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리콜 대상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그랜저의 불량률이 매우 낮다"며 "실적과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리콜 비용보다 소비자들의 불신을 줄일 수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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