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사직 사퇴…본격 선거운동 돌입

선거 키워드는 '대란대치(大亂大治)'
민노총 등 강경 노조와 전면전, 곧 국가대개혁 비전 선포식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시킬 수 없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10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경남지사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던 중 눈물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지사직을 사퇴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10일 눈물을 펑펑 쏟았다. 경남도청에서 연 도지사 퇴임식에서다. 지사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 홍 후보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그는 퇴임사를 마칠 무렵 말을 멈추고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손수건으로 입을 막은 채 흐느꼈다. 퇴임사를 마치고 걸어 나오는 동안에도 입을 손으로 가리고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선후보 여론조사 지지율이 계속 10%대 아래에서 정체된 데다 보궐선거를 방지하기 위해 ‘꼼수 심야 사퇴’를 했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으며 겪은 심적인 압박 등이 겹친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 후보는 “앞으로 30일 동안 백두산 호랑이처럼 세상을 향해 포효해 보겠다”며 “반드시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활동의 족쇄가 됐던 지사직을 벗어던진 만큼 ‘홍 트럼프’라는 별명에 걸맞게 거침없는 선거활동을 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4년4개월 도지사 재임 기간의 우여곡절을 떠올리며 “진주의료원, 민주노총, 무상급식 파동 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싸웠던 것이 제일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지사직을 수행했으면 고향에서 편하게 지냈겠지만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심야 사퇴 논란에 대해 “내가 미리 사퇴했다면 도지사에 출마하기 위해 기초단체장들이 줄사퇴했을 것”이라며 “선거비용으로 300억원의 혈세가 낭비되고 도민들은 부족한 검증 상태에서 도지사와 군수를 뽑아야 하는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투표하는 것이 맞다”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국가 대개혁 화두를 내세웠다. 그는 나라가 어려울 때 큰 정치가 요구된다는 뜻의 ‘대란대치(大亂大治)’를 선거 키워드로 정하고 수일 내로 ‘국가대개혁 비전 선포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는 후보 직속으로 ‘국가대개혁위원회’를 두고 후보가 제시한 북핵 대응, 귀족 강성노조 개혁, 검찰 개혁 등 과제를 연구하고 있다. 특히 민주노총과 전교조를 강경 좌파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들과의 전쟁을 선포한다는 구상이다.
일부 시민단체 회원이 퇴임식 후 도청을 빠져나가는 홍 후보의 차량에 소금을 뿌리자 홍 후보는 “(소금을 뿌린) 그분들은 민주노총 사람들이다. 4년여 내내 싸웠다”고 했다. 지사 재임 내내 사이가 좋지 않았던 노동조합 측과 각을 세우며 전통적 우파 가치를 복원한다는 방침이다.

홍 후보는 바른정당과의 ‘보수 연합’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한국당에서 출당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퇴임식 후 경남 창녕의 선친 묘소를 참배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은 이미 파면되고 구속됐는데 또다시 출당을 요구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며 “바른정당 사람들이 그 점을 양해해야 한다”고 했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과 친박(친박근혜)계 세력 등을 규합하는 범우파 세력 결집을 통해 선거구도를 바꿔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