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신설·대기업 징벌적 손해배상 3배→10배 확대
중소기업 세 번째 정규직 채용 시 3년간 임금 전액 지원

뉴스래빗 촬영/편집 =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중소벤처기업부 신설 등 5대 중소기업 육성방안을 내놨다.

[래빗GO] 문재인 "중소벤처기업부 만들겠다"


문 후보는 1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차기정부 중소기업 정책 관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강연회'에서 중소기업계 대표들을 만나 “중소기업의 육성은 성장의 열매가 재벌과 대기업으로만 몰리지 않고 중소기업, 노동자, 서민과 중산층까지 골고루 분배되는 ‘국민성장’의 시작”이라며 “국민성장시대를 향한 대한민국 경제균형발전의 문을 중소기업의 활성화로 열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그동안 중소기업 단체들이 차기 정부에 바랐던 요구를 거의 대부분 공약에 반영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신설을 포함해 Δ중소기업 청년 추가고용 지원제도 Δ연대보증제 폐지 Δ불공정 행위 근절 Δ중소기업 연구개발 예산 증원 Δ대기업과 중소기업 격차 해소 등이다.

문 후보는 특히 차기 정부에서는 중소기업인뿐 아니라 근로자의 처우 개선에도 더 힘을 쏟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성과공유제 경영성과급에 대한 세금 및 사회보험료 지원, 미래성과공유제 도입, 소규모 사업장과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지원 등으로 대기업-중소기업 근로자 임금격차 해소 등을 처우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다음은 문 후보의 강연 전문이다.

반갑습니다. 문재인입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핵심은 국가기간 산업과 대기업 육성이었습니다. 수출로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을 이끄는 재벌, 대기업 중심의 성장전략입니다.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빠르게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 선택한 불균형 성장전략이었습니다. 국민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산업역군이 돼야 했습니다. 그 결과 근면한 우리 국민은 전 세계가 놀라는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로 국가부도사태에 직면했지만 우리 국민들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극복하고 다시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일어섰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경제 권력이 재벌에 집중되고 말았습니다. 한국경제는 재벌공화국이라는 오명 속에 극심한 양극화와 저성장의 늪에 빠졌습니다. 30대 재벌의 사내유보금이 700조가 넘지만 중소기업 10개 중 7개가 경영이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10대 재벌의 영업이익이 62조원에 가깝지만 644만명이 넘는 비정규직은 고용불안과 평균임금 146만원으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용 없는 성장, 임금 없는 성장, 분배 없는 성장, 불공평한 경제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은 결코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재벌 중심 경제체제가 대한민국 미래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만들어 지는 성장, 노동자의 임금이 올라가는 성장, 분배가 공정한 성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핵심은 중소기업 육성입니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수의 99%, 종사자의 88%를 차지하는 일자리의 원천입니다. 중소기업 총생산액은 전체의 거의 절반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받치는 뼈대입니다. 하지만 경제현장에서 중소기업은 재벌, 대기업의 횡포와 불공정 거래로 도산의 위기에 내 몰리고 있습니다. 재벌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한 일감몰아주기, 기술탈취, 부당내부거래,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으로 중소기업은 수탈의 대상으로 전락한지 오래입니다. 이에 항의라도 할라치면 일방적 계약파기가 다반사입니다.

새 정부는 더 이상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방관하지도 않겠습니다. 중소기업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중소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적폐를 청산하겠습니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새로운 중소기업 창업으로 이어지게 하겠습니다. 중소기업 육성은 성장의 열매가 중소기업, 노동자, 서민과 중산층까지 골고루 분배되는‘국민성장’의 시작입니다.

저는 중소기업 육성으로국민성장시대를 향한 대한민국 경제균형발전의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 그 약속으로 오늘 중소상공인 여러분 앞에서 5가지 중소기업육성 방안을 제시합니다.

첫째,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하겠습니다. 현재 정부의 중소기업 관련 업무는 미래창조과학부, 교육과학기술부, 중소기업청 등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중소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청은 정책 수행 기능만 있을 뿐 법안을 발의할 수 없어 정책을 마련할 수 없습니다. 새롭게 신설되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 벤처기업,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과 법을 만드는 한편 4차 산업혁명을 일선에서 진두지휘하고 주관할 것입니다.

둘째, 대기업의 횡포로 중소기업을 보호하겠습니다. 범정부차원의 ‘을지로위원회’를 구성하겠습니다. 검찰, 경찰, 국세청, 공정위, 감사원, 신설하는 중소벤처기업부가 함께 참여할 것입니다.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탈취, 부당 내부거래 등 재벌의 횡포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엄벌하겠습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현행 최대 3배 보다 더 강화해 재벌의 갑질이 더 이상 시장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특별법을 제정하겠습니다.

셋째, 중소기업의 고용을 정부가 책임지겠습니다. 정부가 중소기업 신규채용 부담을 덜어드리는 ‘추가고용지원제도’를 신설하겠습니다. 중소기업이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경우, 2명 신규채용 후 3번째 채용직원의 임금 전액을 정부가 3년 동안 지원하겠습니다. 1년에 5만명을 지원해 청년정규직 15만명을 정부가 중소기업에 보내드리는 제도입니다. 이와 함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를 줄여 청년이 취업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을 만들겠습니다. 성과공유제를 도입한 중소기업의 경우, 노동자와 나누는 경영성과급에 대해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감면하겠습니다. 미래성과공유제도 도입하겠습니다. 중소기업 노동자가 땀 흘려 기업을 키우면 기업이 성장한 만큼 보상 받을 수 있게 하겠습니다. 소규모 사업장과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지원도 강화하겠습니다.

넷째, 중소기업 성장을 정부가 튼튼히 밑받침하겠습니다. 대기업 협력업체가 아닌, 스스로 경영하는 중소기업은 수출과 내수 등 모든 분야에서 정부가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중소기업의 R&D 지원을 임기 내에 2배로 확대하겠습니다. 신산업분야에 대해 우선적으로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쇄신하여 벤처기업 성장의 장애를 없애겠습니다. 중소기업들이 힘을 합해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공동사업을 공정거래법 상 ‘담합’에서 제외해 중소기업들이 공동사업을 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다섯째, 돈이 잘 도는 중소기업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약속어음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습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이 자금 융통입니다.
아직도 많은 중소기업이 약속어음으로 결제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약속어음 결제는 중소기업의 자금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약속어음 단계적 폐지는 중소기업을 자금난 악순환에서 벋어날 수 있게 하는 첫 걸음입니다. 이와 함께 자금난 완화를 위해 신용보증기금 등의 특별보증을 통한 금융기관 대출을 지원하겠습니다. 또한 중소기업인의 발목을 잡아 온 연대보증제의 올가미를 폐기하겠습니다. 실효성도 없는 법인대출 연대보증제는 자금을 융통하는데 큰 문턱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법인도산의 경우 개인 신용 파산을 만듭니다. 청년과 기업인의 창업과 재도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중소기업 재기를 위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발판입니다. 중소기업청 재창업전용펀드를 확대하겠습니다. ‘삼 세 번 재기 지원펀드’를 만들어 실패한 벤처사업가 등 재창업을 위한 창업 자금을 3번 까지 지원하겠습니다.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강구하겠습니다. 실패한 창업자들의 사업상 개인채무와 연대보증 채무에 대해서는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워크아웃 제도를 통하여 우선적으로 채무를 조정하겠습니다. 개인 파산 및 회생절차를 신속하게 하는 특례법 재정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또한 정책금융과 정부 조달 계약 시 요건을 갖추면 신용불량 기록으로 인한 불이익을 한시적으로 면제하겠습니다.

오늘 중소기업단체 협의회에서 중소기업 육성를 위한 많은 제안을 주셨습니다. 꼼꼼히 검토하겠습니다. 필요한 제도, 개선방안 등은 적극 수용하겠습니다. 여성 경제인 여러분께서 주신 제안도 세밀히 살피겠습니다.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이 오르고 처우가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 제게 주신 제안들을 정책으로 만들겠습니다. 중소기업 육성은 공정한 경제의 첫 걸음입니다. 정의로운 경제가 정의로운 사회의 기반입니다. 여기 계신 중소상공인들께서 함께 해 주십시오. 중소기업이 당당하게 주역이 되는 정의로운 경제, 국민성장시대를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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