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타크 AI '빅넷' 개발
구글도 인간과 e스포츠 대결 준비
AI가 이기면 큰 충격 주겠지만 아직 인간 우세 쪽 의견 많아

중국 알리바바그룹 직원과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학자들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공개한 스타크래프트 AI ‘빅넷’ 시연 화면. 유튜브 제공

체스(1997년 딥블루)와 바둑(2016년 알파고) 등 보드게임에서 인간을 꺾은 인공지능(AI)이 게임을 통해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블리자드의 인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에서도 인간을 넘어서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스타크래프트에 도전장을 낸 데 이어 중국의 한 개발팀은 자신들의 AI에 스타크래프트의 다양한 전략을 혼합해 사용하는 능력을 가르쳤다고 주장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숙련된 게이머 수준의 스타크래프트 실력을 가진 AI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그룹 직원과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학자들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스타크래프트 AI ‘빅넷’을 개발했다. 빅넷은 최고 수준의 프로게이머를 모방하도록 만들어졌으며 전투 수행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 없이도 적합한 전략을 취사선택해 사용한다는 게 개발팀 주장이다. 개발팀은 “개별적인 전략만이 아니라 이질적인 전략을 섞어서 사용할 줄 안다”며 “우리의 AI는 최고의 성능을 보여줬으며 실제 게임에서도 대단한 잠재력을 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해당 AI를 적용한 게임 화면이라며 동영상도 공개했다.

AI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 역시 블리자드와 손잡고 AI와 인간의 e스포츠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는 순서에 따라 번갈아가며 진행하는 바둑과 달리 여러 가지 상황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므로 완전히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I가 e스포츠로 진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체스, 바둑, 포커 등 고전 보드게임에서 이미 인간을 꺾은 저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AI는 체스와 바둑에서 인간을 꺾은 데 이어 올해 포커에서도 승리했다. 지난 1월11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포커대회에서 AI ‘리브라투스’가 한국계 미국인 동 김(한국명 김동규) 등 세계 최강의 포커 선수 네 명을 모두 물리쳤다.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첫 대회에서는 인간에게 패했지만 올해 대결에선 완승했다.

AI가 보드게임에 이어 스타크래프트에서도 인간을 꺾는다면 충격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가까운 시일 내에 인간을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경종 엔씨소프트 AI센터 팀장은 “스타크래프트는 훨씬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인간을 꺾으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게임이 이처럼 AI 연구에 폭넓게 활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이 AI를 연구하고 실험하기에 최적화된 환경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재준 엔씨소프트 AI센터장(상무)은 “현실 세계에서 AI를 연구하려면 환경을 통제하기 어렵고 많은 횟수를 반복 실험하기가 힘들지만 게임 속에서는 이 같은 제약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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