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제2 정유라' 차단안 발표
"사교육비 더 들게 생겨" 하소연
경기 용인의 A중학교 축구부인 강현욱 군(15)은 얼마 전 수학, 영어학원에 등록했다. 국·영·수·사회·과학 중 어느 과목이라도 ‘과락’을 당하면 전국 대회에 참가할 수 없도록 제도가 바뀐다는 얘기를 듣고나서다. 강군 어머니 강모씨는 “사교육 비용만 더 들게 생겼다”며 “한꺼번에 너무 많은 걸 바꾸려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교육부가 9일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방안을 내놨다. 체육특기생이 되려면 공부도 병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우선 전국(국제)대회 참가 자격을 강화한다. 최저학력에 못 미치면 대회 참가를 제한하는 식이다. 현행 학교체육진흥법에 따르면 최저학력 기준은 학년 평균 대비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각각 40%, 30%다.
체육특기생들에게 대회 참가는 ‘목숨줄’이나 다름없다. 강모씨는 “대회에 나가야 감독과 코치 눈에 띌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강남 사교육 시장에선 체육특기생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부상했다. 대치동의 입시학원 관계자는 “학생이 줄어 문을 닫는 곳도 많은데 요즘은 체육특기생 전용반 덕에 그나마 영업이 유지된다”고 귀띔했다. 종로학원은 대치동과 홍대 입구 등에 예체능 입시 전문학원을 열었다.

사교육 시장으로의 쏠림을 막기 위해 교육부는 각급 학교별로 ‘e스쿨’ 등 체육특기생을 위한 보충수업을 운영하도록 했다. 하지만 역부족이라는 게 학부모들의 반응이다. “EBS 강의만 틀어놓고 시간만 때우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대학 체육특기생 전형에 학생부를 반영하도록 한 것도 큰 부담이다. 대치동의 한 체육특기생 학부모는 “감독, 코치 눈치보는 것도 힘들었는데 이젠 담임 선생님한테도 잘 보여야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번 개선안은 1972년 체육특기자 제도 도입 이후 가장 큰 변화다. ‘엘리트’ 체육 위주의 국내 체육인 육성 관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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