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채무협상 타결 '눈앞'
그리스가 연금 축소 등 추가 긴축안을 받아들이면서 수개월간 교착 상태에 놓인 그리스 채무협상이 타결에 바짝 다가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의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은 지난 7일 몰타 발레타에서 열린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채무협상과 관련한 큰 장애물이 해소됐다”며 “이제 협상의 마지막 단계를 위해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그리스 정부는 재정수지 목표, 노동시장 개혁 등 3차 구제금융 분할금 지급 조건을 둘러싸고 국제 채권단과 갈등을 빚어왔다. 그리스는 3차 구제금융이 끝나는 내년 이후 채무를 건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2019년부터 국내총생산(GDP)의 1%에 해당하는 연금을 추가 삭감하기로 했다. 2020년부터는 세수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GDP 1% 규모의 세금을 더 걷자는 조항에도 합의했다.

채권단은 그리스가 ‘GDP의 3.5% 재정 흑자’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아동 빈곤 완화와 극빈층 지원 등에 추가 재정 지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긴축 완화 조치를 허용하기로 했다.
유로존은 조만간 그리스 아테네에 실무진을 다시 파견하고 세부 내용을 다듬은 뒤 그리스와의 3차 구제금융 분할금 지급을 위한 선행 조건에 관한 협상을 완전히 타결할 예정이다. 그리스는 수주 내로 추가 긴축안을 법제화해 의회 표결을 거쳐야 한다.

당초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그리스 경제가 지난해 예상을 뛰어넘는 재정 흑자(44억유로)를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추가 긴축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3차 구제금융 분할금 지급이 수개월째 지연되면서 그리스 경제 회복이 더뎌지고 소비 심리와 외국인 투자 등에 악영향이 나타나자 국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에 백기를 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리스는 오는 7월 유럽중앙은행(ECB)에 70억유로(약 8조4500억원)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