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단일화 시한 1주일 앞으로
2002년 정몽준과 단일화한 노무현, 지지율 3%P 앞서다가 승리
2012년 야권 단일화한 문재인, 3%P 지지율 격차 극복 못해

초유의 '3무 3유 대선'
포퓰리즘·폴리페서 넘쳐나고 2030 vs 5060 '세대 대결' 양상
대형 공약·비전·지역 대결 사라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왼쪽 세 번째)가 지난 8일 서울 한 호프집에서 경선 경쟁자였던 안희정 충남지사(맨 오른쪽)·이재명 성남시장(왼쪽 두 번째)·최성 고양시장(맨 왼쪽)과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주(대선 D-29~23)는 대선의 중대 분수령이다. 선거 일정상 후보 단일화 데드라인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6일이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는 D-24에 이뤄졌고,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도 D-26에 성사됐다. 1997년 이후 대선에서 공식 선거운동 직전에 1위를 달렸던 대선후보들이 모두 승리했다.

◆이번주가 대선 향배 결정

대선 변수 중 하나인 후보 단일화 시한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단일화는 파괴력이 크다. 2002년 대선은 단일화로 승패가 갈렸다.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전인 그해 11월 중순까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게 13~15%포인트 정도 밀렸다. 노 후보는 단일화로 전세를 뒤집어 3%포인트 이상 앞서기 시작했고, 결국 2.3%포인트 차로 이겼다.

2012년은 야권 후보 단일화가 됐지만 대선에서 졌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그해 11월 중순까지 15%포인트 정도 밀렸던 지지율 격차를 단일화로 3%포인트까지 좁혔지만 벽을 넘지 못했다.

단일화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후보 등록 마감일(4월16일) 이전이 유리하다. 2002년과 2012년 단일화가 대표적이다. 이번 대선은 다른 양상이다. 지역과 이념 대결 구도가 사라진 데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단일화 요구가 예전만 못한 이유다. 다만 보수진영은 지지율 합계가 10% 초반에 묶여 있어 단일화 가능성이 여전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9일 세월호가 있는 목포신항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목포시의원 등 일부 당 관계자가 세월호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해 물의를 빚었다. 연합뉴스

◆대선에 있는 세 가지, 없는 세 가지

이번 대선의 특징은 ‘3有’(세대 대결, 포퓰리즘 공약, 넘쳐나는 폴리페서)와 ‘3無’(비전과 성장전략, 대형 이슈, 지역 구도)로 요약된다. 고질적인 지역 대결이 사라지고 세대 대결 양상이 나타났다. 1987년 대선 때 본격화한 영·호남 지역 대결 구도는 지난 대선까지 이어졌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대구·경북(TK)에서 80% 이상을 득표했다. 문재인 후보는 호남에서 89%를 얻었다.

이 같은 지역 몰표 현상은 이번엔 없을 것 같다. 호남은 정권교체를 전제로 문, 안 후보에게 표가 갈리고 있다. TK에선 보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안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대선에선 2030 대 5060세대의 ‘변형된 세대 대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2030이 진보 후보를 밀고 5060이 보수 후보를 미는 게 일반적 흐름이었다. 이번엔 5060 보수표가 안 후보로 가는 게 다른 점이다.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작용했다. 문 후보는 한국경제신문과 MBC가 지난 7~8일 조사해 9일 발표한 여론조사(1500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에서 20대 지지율이 45.4%로 안 후보(23.5%)를 압도했다. 30대에서도 48.6%(문 후보) 대 28.4%(안 후보)로 비슷했다.
5060은 정반대다. 50대에서 안 후보가 41.2%의 지지로 문 후보(28.2%)에 크게 앞섰다. 60대에서도 44.8%(안 후보) 대 15.3%(문 후보)였다. 40대에선 문 후보 45.1%, 안 후보 30.2%로 문 후보가 앞섰다. 최근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한쪽 쏠림이 덜한 40대의 선택이 승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재창 정치선임기자

이번 대선의 또 다른 특징은 바람을 일으킬 대형 공약이나 이슈,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이 없다는 점이다. 대선후보들은 재벌 개혁, 사병 월급 인상, 아동수당 도입, 대통령의 사면권 제한, 청년 배당 등 표심을 자극하는 포퓰리즘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2002년 대선)과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2007년 대선),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2012년 대선) 같은 대형 공약은 보이지 않는다.

불확실한 경제 여건과 안보 상황에서 미래 비전과 성장을 말하는 후보는 찾아볼 수 없다. 각 캠프에 참여한 폴리페서도 10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약 대결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네거티브 공방이 채우고 있다.

이재창 정치선임기자 lee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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