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 7세 지능의 순수함부터 '뇌섹남'까지…홍광호 연기 빛났다

입력 2017-04-05 18:18 수정 2017-04-06 01:02

지면 지면정보

2017-04-06A33면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 중인 창작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 쇼노트 제공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 중인 창작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는 막강한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배우 홍광호가 재공연과 주연을 제의해 개막 전부터 화제에 오른 작품이다.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서 주연을 꿰차며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한 그가 숱한 대형 인기 뮤지컬의 출연 제의를 뿌리치고, 10년 전 공연을 끝으로 무대에 오르지 않았던 무명에 가까운 작품을 원했다는 점에서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미국 소설가 대니얼 키스의 스테디셀러 《앨저넌에게 꽃을》이 원작이다. 천재가 된 바보 이야기다. 32세이지만 7세의 지능을 가진 인후는 우연한 기회에 ‘뇌 활동 증진 프로젝트’의 임상시험 대상자가 된다. 수술 후 그의 아이큐(IQ)는 68에서 180이 된다. 이제야 바보 취급에서 벗어나 사람답게 사는가 싶더니, 학계에서 ‘인간 실험쥐’ 취급을 받는다.
극의 전개와 감성은 다소 예스럽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신파적 요소가 강하다. 가족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인후에게는 사실 그가 기억하지 못하는 비극적 사고가 있었다. 그런 인후에게 연민의 감정을 품고 있던 의사 채연은 갑자기 그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연민이 사랑으로 바뀌는 감정의 변화가 모호하게 그려져 설득력이 약하다.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넣은 코미디 장치는 오히려 독이 됐다. 인후와 지적 능력을 대결하기 위해 아인슈타인 우유를 들고나오는 아인슈타인 박사, 사과를 들고나오는 스티브 잡스 등의 장면은 억지로 웃음을 유발하려고 한다.

배우들의 열연이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극의 밀도와 감성을 채운다. 인후 역은 홍광호가 욕심을 내고 꼭 해보고 싶었을 만한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그는 7세 지능의 순수함부터 ‘뇌섹남’의 명석함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객석을 웃고 울린다. 바보 같은 아이가 대사를 하는 도중 갑자기 천재로 변화하는 과정을 뛰어난 순발력으로 표현하는 연기는 압권이다. 그가 풍부한 성량의 바리톤 음색으로 들려주는 대표곡 ‘사랑이란 이름으로’가 오래도록 귀에 맴돈다. 오는 5월14일까지, 3만5000~7만7000원.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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