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원으로 시작한 푸드트럭, 2년 만에 매출 '1억' 달성
양극화된 햄버거 시장 공략…백화점 '러브콜'

신도림역 백화점 내 삐삣버거 매장.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젊은이들이 창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템 선정부터 창업 실패에 따른 리스크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죠. 한경닷컴이 새롭게 선보이는 [조아라의 청춘극장]은 성공한 젊은 창업가들의 실전 스토리를 담아내는 기획인터뷰입니다. 이들의 좌충우돌 도전기가 예비창업가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편집자 주>

"광고에 관심이 많았어요. 광고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갔죠. 그런데 너무 안 맞는 거예요. 꼭 '취직'을 해야 하나? 이렇게 회사에 다니면 행복할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창업을 하면 어떨까? 괜찮은 것 같았어요. 학교 선배와 의기투합해 곧바로 시작했습니다."

지난 4일 서울 신도림에서 만난 삐삣버거 최윤 대표(25·사진)가 웃음기 넘치는 얼굴로 말했다. 한양대(문화인류학과) 휴학생인 그는 지난 2015년 푸드트럭 창업에 뛰어들었다.

아이템은 '삐삣버거'. 원래 이름은 '핏(FIT)핏버거'였다. 고객 취향에 따라 햄버거 맛을 맞춘다는 뜻이다. 말하고 듣기에 경쾌하고 재미있는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고, 2년 만에 현대백화점 신도림점과 판교점에 입성하는 성과를 냈다.

"삐삣버거의 강점은 치즈와 패티예요. 아메리칸 치즈와 프로볼로네 치즈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해 차별화했죠. 버거에 들어가는 패티도 소고기 냉장육과 한우 지방육만 사용해 풍미를 최대한 살렸습니다. 후추와 육두구 등으로 밑간을 해 한국인 입맛에 맞도록 했지요. 한 입 베어물면 '이게 수제버거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연구했습니다."

2년 전 그가 처음 택한 메뉴는 과일 주스였다.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600만 원으로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벌이가 시원찮았다. 이후 철판 볶음밥, 철판 스테이크 등 아이템을 바꿔가며 푸드트럭을 운영했으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햄버거는 그 과정을 거친 끝에 찾아낸 아이템이었다.

'삐삣버거' 최 윤 대표(한양대 문화인류학과·25).

"국내 햄버거 시장이 양극화돼 있더라구요.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 냉동 재료로 만드는 햄버거, 레스토랑에서 먹을 수 있는 수제 햄버거. 레스토랑보다 저렴하면서 패스트푸드점보다는 질 좋은, 가볍게 먹을 수 있는 햄버거를 만들어 팔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는 5개월 동안 국내외 수제버거 전문점을 찾아다니며 아이템을 다듬었다. 치즈와 패티로 승부수를 걸었다. 중간의'틈새시장'을 공략한 전략은 통했다. 삐삣버거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지난해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에 진출하면서 입소문을 탄 게 주효했다.

"많은 도움이 됐죠. 당시 정부에서 트럭 개조는 허용했지만 사실 푸드트럭이 합법적으로 장사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았거든요. 그런데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 진출을 계기로 걱정을 덜었습니다. 반응도 좋아 이틀새 700만 원어치를 팔기도 했었죠."

그가 꼽는 또 다른 성공 요인은 '분위기'다.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매장을 찾는 손님들과 장난을 치거나 춤까지 추면서 이목을 끌었다. 젊은 학생들이 운영하는 푸드트럭인 만큼 '재밌고 즐겁게 고객을 맞이하자'라는 마음가짐을 가졌다.

"버거의 맛도 있었지만 현장에서의 밝은 분위기도 한 몫 했습니다. 손님들 반응이 좋았어요. 그 덕분에 백화점 관계자 눈에 띄어 입점 기회도 얻었습니다. 밤도깨비 야시장 브랙드 덕분이지요(웃음)."

'치즈와 패티가 버거의 전부다'란 슬로건을 가지고 있는 삐삣버거.

평소 차분하고 꼼꼼한 성격의 최 대표는 매장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삐삣버거의 매출도 점점 늘어 지난해 12월에는 월 매출 1억 원을 달성했다.
"'버거는 완벽한 한 끼다'라는 생각으로 삐삣버거를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아직도 햄버거는 식사 대용품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거든요. 앞으로 삐삣버거를 먹으면 든든하고 건강한 느낌의 '식사용 버거'로 만들어나갈 생각입니다."

삐삣버거는 이달 중에 현대시티아웃렛 동대문점에도 매장을 연다. 올 여름에는 강남에도 삐삣버거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이다. 필요 자금은 이미 투자받았다. 푸드트럭 형태로도 각종 행사나 축제에 참여해 꾸준히 인지도를 높여갈 생각이다.

"아주 진지하게 시작했다기보다는 처음엔 반장난 삼아 창업했었습니다. 여기에 시간을 뺏겨 졸업한 뒤에 취업도 못하면 어떡하지? 때때로 그런 두려움도 느꼈지요. 하지만, 해보지도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시도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설령 실패하더라도 말이에요."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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