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TF 돋보기
국내에도 팬층이 두터운 SF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네오의 직업은 해커다. 낮에는 프로그래머로 일하지만 밤에는 해커로 변신, 다양한 컴퓨터 관련 범죄를 저지른다. 영화에 소개된 내용과 현실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에서도 주요 공공기관과 기업 홈페이지가 해킹돼 접속이 되지 않는다거나 사용자들의 정보를 유출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에 상장된 업종 상장지수펀드(ETF) 중 사이버 보안 기업에 투자하는 ‘First Trust Nasdaq Cybersecurity’(CIBR)가 각광을 받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 상품은 최근 1년 동안 몸값이 30% 가까이 뛰었다. 온라인과 모바일 환경에서 보안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만큼, 관련 기업의 먹거리도 늘어날 것이란 게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정보 유출을 막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미국 내 정보 유출 사례가 지난해 40% 늘어났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세계 사이버 보안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20억달러이며 2021년엔 2020억달러까지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을 계산하면 10%가 넘는다. 보안 업체들을 주목하는 배경은 해커만이 아니다.

사물인터넷(IoT) 시장의 급팽창도 보안 업계에 호재다. 보안 솔루션으로 무장시켜야 할 기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 역시 보안 산업을 살찌우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도현 삼성증권 해외주식팀 연구위원은 “CIBR은 긴 호흡으로 장기 투자할 대상을 찾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수요가 꾸준한 시장인 만큼 ETF가 편입한 종목들의 주가도 꾸준히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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