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트렌드 주도한 삼성…그룹공채 폐지로 또 '삼성發' 변화?

입력 2017-02-28 06:41 수정 2017-02-28 06:41
여성공채·열린채용 국내 첫 도입…재계 "결국 다른 그룹도 따라갈 듯"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와 함께 미전실 인사팀이 주관해왔던 그룹 차원의 신입 공개채용(공채)제도 역시 폐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의 채용 트렌드를 주도해왔던 삼성이 또 한번의 개편을 통해 다른 대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채 역사는 삼성의 채용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삼성은 1957년 '인재제일'을 핵심 가치로 표방하며 국내 민간기업 중 최초로 신입사원 공채제도를 시행했다.

혈연과 지연, 학연 등 사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채용이 이뤄졌던 국내 기업 풍토에서 공채는 혁신적인 일이었다.

1993년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신경영선언'과 함께 국내 최초로 대졸 여성공채를 도입, 139명의 여성을 선발했다.

1995년부터는 '열린채용'을 주창했다.

학력과 성별 등의 차별을 없애고자 지원서에 사진, 주민등록번호, 가족관계 등 입력란을 없앴다.

또 단편적인 지식과 학력 위주의 평가에서 벗어나고자 직무적성검사(옛 SSAT·현 GSAT)를 도입했다.

GSAT는 '삼성 고시'라고 불리며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연간 응시자 규모는 10만∼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2005년에는 대학생 인턴제도를 도입, 대학생이 사회에 진출하기 전 기업문화와 직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2011년에는 장애인 공채를 도입했다.

장애인 대학생을 대상으로는 '디딤돌 인턴십'을 운영, 사회생활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현재 삼성에서 근무하는 장애인은 3천700여 명이다.

2012년엔 더 큰 변화를 맞이한다.

3급 신입 채용의 5%를 저소득층에 할당하고 지방대 채용을 35%로 확대했다.

고졸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고졸 공채를 도입하고 직종도 늘렸다.

입사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자 삼성은 2014년 초 대학 총장의 추천을 받아 인재를 뽑는 방안을 발표했다.

대학별로 추천권을 할당해 추천을 받은 지원자에게 직무적성검사 응시자격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학 줄 세우기'라는 거센 반발에 부딪혀 결국 철회했다.

약 1년 후 삼성은 직무적합성 평가 도입을 골자로 한 채용제도 개편안을 내놓는다.

전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과 어학 성적만 갖고 있으면 누구나 직무적성검사를 볼 수 있었지만, 직무 에세이를 제출하거나 전공능력 평가 문턱을 넘어야 응시 자격을 줬다.
'서류평가의 부활'로 해석하는 시각도 일부 있었지만 직무능력을 중시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리고 2017년 '최순실 게이트' 이후 전면적인 쇄신안을 준비 중인 삼성의 그룹 공채는 올해 상반기 채용이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계열사가 자체 인력 상황을 고려해 신입이나 경력 사원을 뽑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채용시장 큰손인 삼성이 그룹 공채를 없앤다면 다른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변화와 시행 효과 등을 보면서 다른 기업도 신입 채용 방식에 순차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전에도 그랬듯 결국 다른 그룹들도 따라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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