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최종 선고 앞두고 막판 결집
고사리 손에서도 촛불 환하게 빛나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7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열일곱번째 촛불이 타올랐다. 탄핵 심판 최종선고를 앞둔 17차 촛불집회에는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4년, 이제는 끝내자! 2.25 전국집중 17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주제로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은 박 대통령의 취임 4주년이다.

오후 4시부터 진행된 1부 집회는 '박근혜 4년 너희들의 세상은 끝났다'를 주제로 민주총궐기가 열렸다. 촛불집회의 사전행사 격인 이 집회에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지금 대한민국에는 촛불과 태극기의 싸움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촛불이 범죄자를 몰아내는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며 "박근혜·재벌총수 구속과 헬조선 타파가 역사의 과제이자 촛불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종변론기일은 오는 27일로 확정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는 28일까지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이에 따라 조속한 탄핵인용과 특검 수사기간 연장, 국회 특검법 개정 등을 요구하는 여론이 광장을 가득 메웠다.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7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시민들 "조속한 탄핵" 외쳐

탄핵심판 최종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이번 집회는 탄핵인용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세 버스를 대절해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유병갑씨(59)는 포항에서 가족들과 전세버스를 타고 광화문을 찾았다. 그는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이제는 대통령 탄핵을 지지한다"며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만큼 오늘 집회는 더욱 중대한 자리라는 생각이 들어 힘을 보태기 위해 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25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7차 촛불집회에서 어린이들이 '특검 연장'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이희숙씨(63)는 집회 참석을 위해 전날 부산에서 올라왔다. 이씨는 "TV에서 집회 소식을 접할 때마다 힘들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오늘 직접 참여하게 됐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특검 연장에 함께 힘을 싣게 돼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퇴진행동에 따르면 광화문 광장 집회 참가자는 오후 6시30분께 이미 지난주(16차) 인원 70만명을 훌쩍 넘겼다. 오후 8시 기준 올 들어 가장 많은 인원인 100만명이 운집했다. 퇴진행동은 "전국에서 올라온 총궐기 참가자와 범국민 촛불이 모였다"며 "광화문 북단에서 동화면세점 앞, 종로통 종각부근과 서대문 방면으로도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 맞서 노란 리본을 매단 태극기가 등장하기도 했다. 촛불과 태극기, 노란리본이 어우러져 광장을 수놓았다.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7차 촛불집회에서 유모차를 탄 어린아이가 촛불을 쥐고 있다. 사진=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고사리 손에도 촛불이

여느 때보다 따뜻해진 날씨에 특히 가족 단위의 참석자들이 많이 보였다. 아이들은 '박근혜 퇴진'이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과 촛불을 나눠 들었다. 광장 잔디밭에 삼삼오오 돗자리를 깔고 앉아 문화공연을 즐기기도 했다.

해가 지면서 쌀쌀해졌지만 광화문 광장은 더 많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참석자들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자원봉사자들은 따뜻한 보리차와 코코아를 건넸다.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엠뷸런스와 의료진이 곳곳에 배치됐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이경환씨(45)는 아내와 함께 11살, 7살 아들 둘의 손을 잡고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나라의 주인은 우리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아이들을 데려왔다"며 "집회는 박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자리이자 아이들에게 참된 민주주의를 일깨워 주기 위해 꼭 필요한 자리다"고 강조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