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심사권(PRV·Priority Review Voucher)이 또 수천억원대에 팔렸다. 고가에 거래가 이어지면서, 국내에서 PRV 획득이 가능한 상장사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사렙타 테라퓨틱스로부터 PRV를 1억2500만달러(약 1400억원)에 사들였음을 밝혔다. 이로써 제도 도입 이후 PRV는 모두 6건이 거래됐고, 평균 가격은 약 2100억원(금액을 밝히지 않은 1건 제외)이 됐다.

PRV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2007년부터 도입한 제도다. FDA는 지정한 희귀난치성 질환의 치료제를 개발해 승인받은 기업에게 PRV를 부여하고 있다. PRV를 사용하면 신약승인신청(NDA) 이후 최종 허가에 소요되는 심사기간을 6개월로 단축시켜 준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1년여가 걸린다.

PRV를 획득한 업체는 이를 다른 치료제 승인에 사용하거나, 다른 업체에 판매할 수도 있다. PRV가 고가에 거래되면서 이 역시 기업가치 평가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 상장사 중 미국에서 PRV 획득 요건을 충족한 치료제를 개발 중인 기업은 메지온(63,9002,400 +3.90%) 큐리언트(24,8001,450 +6.21%) 진원생명과학(6,15080 -1.28%) 등이다.

메지온은 미국에서 폰탄수술을 받은 단심실증 환자 치료제의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말 승인을 기대 중이다. 큐리언트는 약제 내성 결핵을 대상으로 미국 임상1a상을 완료했고, 진원생명과학은 지카와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과 관련해 임상1상 단계에 있다.

경구용 콜레라 백신을 개발해 세계보건기구(WHO)에 공급하고 있는 유바이오로직스(6,55070 -1.06%)도 미국에서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2019년께 허가 및 PRV 획득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PRV의 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신약개발사 관계자는 "비슷한 구조의 약물을 개발하는 기업들의 경우, 누가 더 빨리 허가를 받아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한 번 약을 정하면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한경닷컴 산업금융팀 한민수 기자입니다. 제약사 및 바이오기업 등 헬스케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경제신문 바이오헬스부 겸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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