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갈등에…달러화 거래 제한 '걸림돌'
대한항공이 이란 노선 신규 취항 계획을 접었다. 미국과 이란 정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달러화 거래가 제한돼서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인천~테헤란(이란) 노선 신규 취항 추진 작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3월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인천~테헤란 노선 운수권(주 4회)의 사용기한은 다음달 11일까지다. 이때까지 취항하지 않으면 운수권은 취소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다음달까지 테헤란 노선을 취항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금융 환경 등 시장 여건이 갖춰지면 다시 취항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이란은 1998년 항공협정을 체결해 주 4회 비행기를 띄울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그동안 국적 항공사가 이란에 정기 노선을 운항한 적은 거의 없다. 시장 수요가 크지 않아서다.

국적 항공사가 이란행 비행기를 띄운 사례는 1976년 대한항공 화물기가 간 게 전부다. 이란항공이 운영하던 인천~테헤란 노선도 2009년 경제 제재로 중단됐다.

지난해 3월 인천~테헤란 운수권을 배정할 때만 해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쟁은 치열했다. 이란의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부상해 여객 및 화물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해서다.

대한항공이 경쟁을 뚫고 막상 운수권을 받고 난 뒤 상황은 변했다. 미국과 이란 정부 간 마찰이 큰 문제로 꼽혔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이란에 대한 기본 제재는 풀었지만 금융 제재는 유지했다. 이에 따른 달러화 거래 제한은 수출입 대금을 달러로 주고받아야 하는 국내 기업의 사업에 걸림돌이 됐다. 외환계좌 개설이 안 돼 송금도 어렵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제재를 강화하는 분위기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대한항공은 일단 국토부에 운수권 사용 연기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수용 여부를 논의 중이다. 다른 항공사에 운수권을 다시 배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도 이란 진출 검토를 당분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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