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된 유로화, 독일 탓 아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와 펜스 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독일과 유럽,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NATO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뮌헨A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미국 뉴욕 5번가에는 독일 차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 연설에서 경상수지 흑자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를 겨냥한 듯 참석자들에게 주위를 둘러보라고 하면서 아이폰과 애플 제품이 넘친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이에 만족할 것으로 본다면서 뉴욕 5번가 발언을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로화 가치가 저평가된 덕분에 독일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고 비판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역공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메르켈 총리는 다만 유로가 저평가됐다는 지적은 인정했다. 그는 “독일 마르크가 있었다면 지금 유로와는 가치가 크게 달랐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유로는 독일 총리가 어떤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는 독립적인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로 환율이 독일의 무역흑자에 기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ECB의 통화정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ECB는 19개 유로존 회원국의 경제 성과를 감안해 통화정책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무역 흑자 문제에 대해선 “좀 더 포괄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자국 제품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독일 역시 좋은 국산 제품에 자부심이 있다”며 “독일의 높은 제조업 수준이 무역 흑자 원인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타워가 있는 뉴욕 5번가에 벤츠 차량이 즐비하다면서 이는 독일이 유로 저평가를 통해 불공정한 이득을 보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