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 2200조원어치 '돈놀이'

입력 2017-02-10 17:37 수정 2017-02-11 07:01

지면 지면정보

2017-02-11A11면

작년 위탁대출 전년보다 20%↑
석탄 등 공급과잉 업종으로 유입
부실기업 더 늘어날 가능성
중국 특유의 편법 대출 형태인 위탁대출이 지난해 20% 증가했다. 위탁대출이란 여유 자금이 있는 기업이 다른 기업에 해주는 대출을 말한다. 중국 기업들이 본업보다는 돈놀이에 열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경제정보 제공업체 CEIC를 인용, 작년 한 해 중국 내 위탁대출 잔액이 13조2000억위안(약 2200조원)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보도했다. 전년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미국 최대 은행인 웰스파고은행의 작년 전체 대출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중국에서도 기업이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대출해주는 것은 금지돼 있다. 위탁대출은 A기업이 B은행에 돈을 맡기면서 C기업에 대출해주라고 지정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5%의 수수료를 챙기고 A기업은 최대 연 20%가량의 이자를 받는다. 중국에서 이런 형태의 위탁대출이 성행하는 것은 급전이 필요한데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기업이 많아서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줄리언 에번스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 만연해 있는 위탁대출은 지속 불가능한 사업 모델이며 다양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2007년 이후 발생한 위탁대출의 60%가량이 광산, 석탄, 부동산 등 중국 정부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한 공급 과잉 업종 기업으로 흘러들어가 향후 부실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최대 연 20%의 고수익을 낼 수 있다 보니 본업보다는 부업에 몰두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중국 알루미늄 가공업체인 중국알루미늄유한공사는 작년 상반기 위탁대출로 벌어들인 이자 수익이 3070만위안으로 회사 전체 순이익의 50%를 차지했다. WSJ는 “중국의 기업 부채는 이미 국내총생산 대비 168% 수준으로 불어난 상황이어서 위탁대출 급증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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