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그스토어·뽑기방·코인노래방, 대학가에서 뜨는 이유 … 오나경 인턴기자

입력 2017-02-10 07:52 수정 2017-02-10 09:47


대학생, 소비 트렌드 '실속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소소한 사치’를 누리며 즐거움을 얻는 대학생들


“드러그 스토어에서 정기적으로 보내는 광고 문자를 활용하는 편이에요. 다양한 품목의 제품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기 때문에 세일이나 쿠폰이 오면 잔뜩 구매하게 돼요." 올리브영,왓슨스 등드러그 스토어를 자주 찾는 대학생 A씨 (23)는 "굳이 살 물건이 없어도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찾아 드러그 스토어를 자주 방문한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J대학의 B씨(25)는 최근 ‘인형 뽑기방’에 재미를 붙였다. "여자친구에게 인형을 뽑아주기 위해 장난삼아 시작했지만 평균 2,000~3,000원의 투자비용으로 얻을 수 있는 효용은 큰 편이죠. 주 1~2회 정도 ‘뽑기방’을 찾아 인형 뽑기를 즐기는데 매번 인형 뽑기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했을 때 그 성취감과 기쁨은 놓칠 수 없는 재미입니다."

대학생 C씨(24)는 수업과 수업 사이에 남는 시간인 공강 시간에 주로 코인 노래방을 방문한다. 단돈 1,000원으로 3~4곡의 노래를 맘껏 부를 수 있고 애매하게 남는 시간을 보내기 위한 장소로 최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1,000원으로 일상의 작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며 강력 추천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자신에게 ‘소소한 사치’를 누리며 즐거움을 얻는 대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 젊은이들의 소비 풍토는 대학생들의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는 게 경제학자들의 설명이다. ‘드러그 스토어(drug store)’ ‘뽑기방’ ‘코인 노래방’이 요즘 대학가에서 뜨는 배경이다.

‘탕진잼’이라는 신조어는 1000원에서 3000원 정도의 적은 비용으로 소소한 즐거움을 얻으려는 대학생들의 소비 트렌드를 대변한다. 이들의 소비 행태는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제구조와도 맞물려 있다.
‘효용 극대화(utility maximization)’는 경제학에서 다루는 가장 기본적인 화두이다. 모든 경제 문제는 자원의 희소성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한정된 자원을 사용해 효용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는 경제학의 기본 원리이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경제학부)는 대학생들의 최근 소비 트렌드는 한국경제 구조의 변화를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한국경제는 이미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다. 1990년 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9.3%를 유지해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고속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2015년부터 2%대 성장에 그치고 있다. 이정희 교수는 "경기 침체에 따라 일자리 부족 현상도 계속되고 있어 한국 청년들의 ‘실속형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점차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나경 한경닷컴 학생인턴기자(중앙대 경제 4년)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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