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반도체에 8兆 투자"…삼성·SK '트럼프 냉가슴'

입력 2017-02-09 19:13 수정 2017-02-10 09:30

지면 지면정보

2017-02-10A13면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최고경영자(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인텔이 미국 애리조나에 70억달러(약 8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인텔이 트럼프 대통령의 일자리 늘리기 정책에 호응하고 나서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의 부담도 커지게 됐다.

크러재니치 CEO는 이번 투자가 “몇 년 전부터 검토해오던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공장은 2011년 착공해 2014년 반도체 경기 불황을 이유로 공사를 잠정 중단했던 곳이다.

게다가 인텔은 지난해 1만2000명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는 등 투자보다는 사업 효율화에 매진하던 중이다. 이번 투자가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영향을 받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크러재니치 CEO도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와 규제 완화로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수십억달러를 애리조나에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이민정책에 대한 반발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과 첨단 정보기술(IT) 기업과의 관계 과시로 돌파구를 찾았다”고 해석했다. 인텔 공장이 3~4년 뒤 완공되면 3000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제조) 업체인 대만 TSMC의 모리스 창 회장도 지난달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TSMC 매출의 65%가 애플과 퀄컴 등 미국 기업에서 나오는 만큼 관세 인상 등 미국 통상정책 변화에 맞춰 생산기지를 조정하겠다는 의미다.

반도체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업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에 시스템 반도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로 투자 규모가 확대되거나 공장 신설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반도체에 10조원 이상의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한 SK하이닉스 등은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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