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처럼 늘어난 고무가격…주범은 중국 투기자본

입력 2017-02-09 19:23 수정 2017-02-10 04:36

지면 지면정보

2017-02-10A10면

선물가격 5개월 만에 두배로 뛰어
타이어 가격도 덩달아 '껑충'
천연고무 선물 가격이 5개월 만에 두 배로 뛰어올랐다. 철광석과 콩 등 각종 원자재 시장을 휘저으며 가격을 부풀려온 중국 투기 자본이 고무 시장으로 유입된 결과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보도했다. 천연고무를 원재료로 쓰는 업체들이 판매가격을 올리는 등 여파가 실물경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세계 천연고무 거래에 벤치마크(기준)로 쓰이는 일본 도쿄상품거래소 천연고무 선물 가격은 지난 8일 ㎏당 309엔(약 3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8월 말 ㎏당 152엔에서 두 배(103%)가량 올랐다. WSJ는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 거래되는 천연고무 가격도 같은 기간 75% 상승했다”고 했다.

지난해 천연고무 수요가 공급을 웃돈 것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 천연고무 생산량의 90%를 담당하는 11개국의 모임인 천연고무생산국협회(ANRPC)는 지난해 수요가 공급보다 65만5000t 많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최근 고무 가격이 오른 가장 큰 원인은 중국 투기 자본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고무시장 분석가인 프라차야 점파수트 러버이코노미스트 이사는 “원인은 중국의 투기 수요”라며 “공급 부족만으로 이렇게 가격이 오를 수 없다”고 말했다. 태국 정부가 이달 말 천연고무 재고를 시장에 풀기로 했지만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WSJ는 “세계 최대 고무 거래시장으로 떠오른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먼저 가격이 치솟았고 중국 밖으로 여파가 미쳤다”고 파급 경로를 설명했다. 도쿄상품거래소 거래액의 52%를 중국 투자자가 차지해 중국 시장 움직임이 바로 일본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무 제품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추세다. 대만 페더럴타이어는 지난달 가격을 제품별로 9~12% 올렸다. 세계 3대 타이어업체 굳이어타이어도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세계 1위 고무장갑업체 톱글러브는 작년 9월 이후 네 차례에 걸쳐 가격을 12~20% 올렸고, 세계 최대 콘돔 제조업체 카렉스는 지난달 판매가를 9~12% 인상했다.

중국 정부는 투기 수요를 잡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이날 중국 다롄거래소 철광석 선물 가격은 t당 641위안으로, 상하이거래소 강철봉 선물은 t당 3196위안으로 올랐다. 올 들어 각각 15%와 12% 상승했다.

WSJ는 “지난주 인민은행이 단기자금시장 금리를 올리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지는 듯했으나 투기 세력이 다시 가격을 밀어올리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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