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엘살바도르에 1억달러 주며 "이민자 그만 보내라"

입력 2017-02-08 19:04 수정 2017-02-09 03:23

지면 지면정보

2017-02-09A6면

범죄 들끓어 불법 이민 '부채질'
중남미 3개국 치안 개선금 지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이민자 수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치안이 불안정한 엘살바도르, 온두라스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한 트럼프 정부의 또 다른 이민 억제 정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미국 라디오방송 미국의소리에 따르면 진 마네스 주(駐)엘살바도르 미국 대사는 치안을 안정화하기 위해 엘살바도르 정부에 9790만달러(약 1124억원)의 원조금을 제공하기로 7일(현지시간) 합의했다.

원조금은 엘살바도르 국민의 이민을 유발하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전체 지원금의 3분의 2는 민주주의 증진과 공권력 강화에, 나머지는 경제정책에 투입된다.

온두라스에도 지난달 31일 1억2500만달러의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제임스 닐슨 주온두라스 미국 대사는 “우리의 목적은 불법이민 문제를 근절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 3개국 치안을 안정화하기 위한 ‘3국 번영을 위한 계획 기금’을 통해 지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들 3개국에서는 치안 부재로 범죄가 들끓고 있다. 엘살바도르 등 3국에서 2015년 발생한 살인 건수는 1만7422건에 이른다. 이를 피해 3국에서 미국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체포된 인원은 16만615명으로 전체 불법 입국 체포자의 3분의 1 수준이다.
트럼프 정부는 주(州)정부와 정보기술(IT)·제약업계 등의 반발에도 반이민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반이민 행정명령을 거부하는 워싱턴·미네소타주에 맞서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제9 연방항소법원에서 항고심 구두변론을 진행했다.

트럼프 정부 측은 “대통령은 입국과 관련해 광범위한 권한을 갖고 있다”며 “(이번 행정명령은) 의회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주는 “무슬림을 차별할 의도가 있는 위헌적 조치”라며 “평등과 이동의 자유, 종교의 자유를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재판에 대해 “트럼프 측에 곤란한 질문이 이어졌다”며 “판사들은 반이민 행정명령의 정당성에 대해 캐물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심리는 판결 없이 끝났다.

트럼프 정부가 전문직 취업비자 ‘H-1B’ 발급까지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구글 등 IT기업뿐 아니라 길리어드사이언스 등 대형 제약회사와 병원에서도 이민억제책에 대한 반발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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