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에 '부부(夫婦) 빌딩'

입력 2017-02-08 18:36 수정 2017-02-09 02:51

지면 지면정보

2017-02-09A2면

'정문술 빌딩' 이어 '양분순 빌딩' 준공

정문술 미래산업 전 회장 515억 기부
"연구에 방해된다"며 준공식 불참
KAIST는 8일 대전 유성 본교 캠퍼스에서 ‘양분순 빌딩’ 준공식을 열었다. 이 빌딩은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사진)이 미래전략대학원 설립과 뇌 인지과학 분야 고급 인재 양성에 써달라며 KAIST에 기부한 215억원 가운데 100억원과 교비 10억원을 들여 신축한 건물이다. 학교 측은 감사의 뜻으로 기부자인 정 전 회장의 부인 양분순 씨 이름을 따 건물명을 지었다.

이날 준공식의 주인공격인 정 전 회장과 부인 양씨는 “학생들의 학업과 교수 연구를 방해하고 싶지 않다”며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KAIST 관계자는 “정 전 회장 부부에게 축사를 부탁했지만 두 사람은 이런 취지로 정중히 사양했다”고 전했다.

정 전 회장은 2003년 10월 열린 자신의 이름을 딴 정문술 빌딩 준공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1983년 반도체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반도체 장비 제조회사인 미래산업을 창업했다. ‘부자인 채로 죽는 것은 너무나 부끄러운 짓’이라고 한 앤드루 카네기의 말에 감명받아 지속적인 기부를 결심했다.
2001년 회사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며 스스로 은퇴를 선언했고, 이때 주식을 판 매각대금 가운데 300억원을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의 융합 연구에만 써달라며 KAIST에 쾌척했다. KAIST는 이 중 110억원을 들여 지상 11층, 지하 1층 규모의 바이오및뇌공학과 건물을 세웠다. 정 전 회장은 건물에 자신의 이름을 다는 것마저 반대했지만 학교 측이 밀어붙여 겨우 성사시켰다.

그러나 정 전 회장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며 준공식 당일 휴대폰도 꺼둔 채 연락을 피했고, 6년이 흐른 2009년에야 처음 자신의 이름을 딴 건물을 찾았다. 그는 2014년 1월에도 자신과 부인에게 남은 회사 주식을 모두 매각한 금액 400억원 가운데 215억원을 KAIST에 기부했다. 두 번에 걸쳐 총 515억원을 기부한 것이다. 정 전 회장은 당시 “이번(두 번째) 기부는 개인적으로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였다”며 두 번째 거액 기부를 결심하기까지 복잡했던 심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연면적 6127㎡인 양분순 빌딩은 정문술 빌딩과 나란히 자리 잡았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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