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4차 산업혁명? 경제자유도부터 높여라

입력 2017-02-08 17:59 수정 2017-02-09 06:51

지면 지면정보

2017-02-09A35면

"산업지형 바꿀 4차산업혁명 물결
기업가적 정부로서 R&D 이끌고
교육도 혁명적으로 바꿔나가야"

이창양 < KAIST 교수·정책학 >
소위 제4차 산업혁명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대선 주자들도 이 화두를 선점하려고 다투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작년 1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바프 포럼 회장이 이름 붙인 것으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바탕으로 하는 산업지형의 변화를 일컫는다. 때마침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저성장의 수렁에 갇힌 세계 경제에는 한줄기 희망처럼 다가왔고,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가기 위해 앞다퉈 청사진을 내놓고 투자를 늘리느라 부산하다.

4차 산업혁명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몇 가지를 짚어봐야 한다. 첫째, 4차 산업혁명이 과거의 산업혁명들에 비견될 만한 영향력을 가진 혁명적인 것인가라는 점이다. 이번 산업혁명의 본질과 그 파급효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투자 우선순위가 뒤바뀌고 효율성이 떨어지며 심지어 ‘기술 거품’을 초래할 수도 있다. 둘째, 현재 4차 산업혁명은 산업의 진화단계로 볼 때 어디까지 와 있는가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의 본격적인 전개에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라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의 ‘혁명성’은 현재로는 이전 산업혁명들에 비해 낮게 평가된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수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증기나 전기 그리고 내연기관 등 새로운 에너지원을 수반해 인류의 경제기반을 뿌리째 바꿔놓은 산업혁명들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되는 이유다. 둘째,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이 접목 또는 부가기술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다. 아직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은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에 접목돼야 그 가치가 창출된다. 물론 앞으로 기술진행 방향과 그 영향력은 충분히 바뀔 수 있다.
그렇다면 4차 산업은 어디쯤 진행됐을까. 산업은 일반적으로 크게 네 단계로 진화한다. 특정 산업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등장하는 기술 기회의 단계가 처음이다. 다음은 그 기술의 안전성과 효율성이 확보되는 기술 신뢰성 단계다. 이어 기술 경제성의 단계로서, 그 기술을 내재한 제품과 서비스가 적절한 가격으로 대량 생산되고 소비되는 단계다. 마지막은 기술 정체기로서, 기술 진보가 정체되고 수요가 포화되면서 수익률 감소와 산업의 과점화가 진행되는 단계다. 현재 4차 산업은 대체로 기술 기회의 단계와 기술 신뢰성의 단계에 걸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인공지능의 학습능력 등 기술의 수준과 정보 보안 및 표준 확립 등 기술의 신뢰성을 높이면서 기술의 사회적 수용 비용을 낮추는 제도와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정부의 역할도 확 달라져야 한다. 이미 정부주도형 성장전략은 유효하지 않다. 미래 기술과 산업의 방향이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기업이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열어나가도록 경제자유도를 높여야 한다. 한편, 연구개발(R&D)에서는 정부가 위험을 감수하면서 선도하는 기업가적 정부가 돼야 한다. 주주이익 우선주의와 경영진에 대한 단기 평가 등으로 특징되는 오늘날의 기업지배구조하에서는 불확실한 미래 기술에 대한 기업의 선제적인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산업혁명에 수반하는 소득불평등의 압력을 해소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인간(지능)이 인공지능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고 이를 친인간적으로 활용하는 역량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 성공적으로 대응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우리의 사고와 제도 모두 혁명적인 전환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양 < KAIST 교수·정책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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