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크레텍책임 '28년 끈기'…12만여개 공구, 한권에 담다

입력 2017-02-08 17:33 수정 2017-02-09 05:35

지면 지면정보

2017-02-09A28면

2600쪽 '공구보감' 내놔
품질경영 대통령상 수상

올 군포에 물류센터 마련
공구유통 경쟁력 확보

크레텍책임 직원들이 최근 발간한 《한국산업공구보감》(2017) 판매전략 회의를 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국내 1위 공구유통 업체인 크레텍책임 최영수 회장(사진)은 대구 원대동에서 공구 노점상 생활을 한 지 2년 만인 1971년 책임보장공구사라는 점포를 차렸다. 당시 공구상들은 정확한 제품 규격을 모른 채 일본 카탈로그를 보고 대충 주문해 제품을 잘못 고르는 일이 많았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최 회장은 1989년 28쪽짜리 공구 카탈로그를 제작했다.

최 회장은 “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공구를 제대로 소개하고 용어와 규격을 표준화해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말했다. 28쪽짜리 카탈로그가 2600쪽이 넘는 한국산업공구보감으로 탄생하는 데 30년 가까이 걸렸다. 최 회장은 “회사에 보관된 공구 카탈로그는 우리나라 공구산업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매출 4093억원을 올린 크레텍책임은 국내외 1150개 제조사가 생산하는 12만7000여개의 공구를 정리한 《한국산업보감》 2017년판을 최근 발행했다. 발행 부수는 《한국산업보감》 2015년판보다 2만부 많은 15만부다. 작업·측정·전동·에어·용접공구와 산업안전용품을 망라한다.

특수용지에 특수인쇄를 하는 이 책은 2년 주기로 발간한다. 교정 작업에만 전체 직원 600여명 중 마케팅·디자인 직원 70명 이상이 참여했다.

공구 주문의 95%가 공구상과 온라인에서 이뤄지는데도 공구보감을 발행하는 것은 산업현장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보물’이기 때문이다. 학교, 연구소, 조달청, 군부대, 기타 공공기관 등에서 애용한다. 공구상을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공구 관련 기초지식을 쌓는 필수교재다. 2006년부터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책 발행 부수를 늘리는 이유다.
최 회장은 “최근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한글판 공구보감을 가져다 놓고 쓰는 현지 공구상을 보고 1980년대 일본 카탈로그를 보던 때가 떠올랐다”며 “현지인에게 영문판 공구보감을 선물했더니 놀라워했다”고 소개했다. 공구보감 속 QR코드를 활용하면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통해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서상희 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은 “산업공구를 정리한 책은 독일, 일본, 미국 등에서 정부 주도로 발행되고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한국에만 있다”고 말했다. 크레텍책임은 2016년 국가품질경영대회 대통령상을 받았다. 제조업체에 주는 이 상을 유통업체가 수상한 것은 롯데호텔 등 롯데그룹에 이어 두 번째다. 외국에서 정부 주도로 하는 일을 민간기업이 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크레텍책임은 2015년 대구 서구에 물류센터를 완공했고 오는 3월 경기 군포에 물류센터를 완공한다. 최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물류유통업이 중요해지는 시대”라며 “기업들이 공구보감 한 권으로 각종 공구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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