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규제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입력 2017-02-07 17:49 수정 2017-02-07 23:38

지면 지면정보

2017-02-08A35면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겠다며 47개 지방자치단체가 팔을 걷고 나섰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옛 도심이 번성해 임대료가 오르면서 원주민과 초기 임차인들이 오히려 밀려나는 현상을 말한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와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지방정부협의회는 오늘 국회에서 ‘지역상권 상생발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기로 했다.
‘지역상권 상생발전에 관한 법률안’은 시·도지사가 임대료가 급등한 지역을 지역 상생발전 구역으로 지정하고 구역 내 상생발전을 위해서 특정 영업시설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임대료 상승률을 물가상승률 2배 범위 내로 제한하고 계약 갱신요구권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젠트리피케이션에는 당연히 빛과 그림자가 있다. 소상공인이 만든 다양한 상점이 사라지고 획일적인 대형 프랜차이즈가 들어서는 것은 우리도 찬성하지 않는다. 하지만 무조건 막는 것도 문제다. 지역이 개발되면 임대료가 올라가는 문제가 있지만 이 과정에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저소득층 일자리도 늘어난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젠트리피케이션을 모두 틀어막아 버리면 도심의 자연스런 발전이라는 것도 봉쇄되고 만다. 집 주인의 재산권도 침해된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일률적인 규제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따지고 보면 도시는 대부분 이런 과정을 거쳐 확장되고 재탄생해 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을 이유로 도심 재생을 막았다면 할렘이나 브루클린의 오늘날과 같은 변신은 꿈도 꿀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골목상권 보호’의 또 다른 버전에 불과하다. ‘원주민 보호’는 그럴듯하지만 도시의 진화를 막고 시장을 왜곡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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