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 선심 쓰는 대선주자]

돈 쓰는 '꿈 같은 공약'만 벌써 89조…올해 복지 예산의 70% 육박

입력 2017-02-07 17:42 수정 2017-02-08 05:21

지면 지면정보

2017-02-08A5면

대선주자들 주요 복지공약 재정소요액 분석

'달콤한 공약' 쏟아내
문재인, 아동수당 등 38조…이재명 43조·남경필 7조원

재원 마련은 증세
너도나도 "소득·법인세 인상"…전문가 "현실성 없다" 지적
"기존 예산 줄여야 가능"

< YS 묘소 참배 >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7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영삼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유 의원은 모든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연합뉴스

모든 청년에게 연 100만원 지급, 자녀 한 명당 월 30만원 지급, 병사 월급 네 배 인상.

대선주자들이 내놓은 꿈 같은 공약이다. 하지만 이런 공약이 약속하는 미래가 달콤한 것만은 아니다. 이에 따르는 비용은 재정, 즉 국민 세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공약만 실행에 옮기려고 해도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각 당 후보 경선이 시작되고 본선에 돌입하면 ‘선심성 공약’ 경쟁이 격화될 공산이 커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장밋빛 공약에 숨은 재정 부담

한국경제신문이 7일 대선주자들의 주요 공약에 수반되는 재정 소요액을 분석한 결과 연간 89조원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정부 예산(400조5000억원)의 22%, 보건·복지·고용 예산(129조5000억원)의 68.5%에 달한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아동수당 도입과 노인 기초연금 인상, 미취업 청년 대상 수당 지급 등을 공약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문 전 대표가 공약한 대로 만 0~6세 아동을 대상으로 첫째에게 월 10만원, 둘째에게 월 20만원, 셋째에게 월 30만원을 줄 경우 연간 5조560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또 만 65세 이상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하고 있는 기초연금을 월 30만원으로 올리면 연간 7조209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지난해 청년(15~29세) 실업자 43만5000명에게 월 3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려면 1조5660억원이 필요하다. 통계에서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은 취업준비생 등까지 대상에 포함하면 더욱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문 전 대표의 공공부문 81만명 고용 공약은 1인당 인건비를 3000만원으로만 잡아도 연 24조3000억원이 필요한 초대형 공약이다.

< 지지자 손 잡고 > 이재명 성남시장이 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한 뒤 세월호리멤버0416 회원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성남시장은 전 국민에게 연간 30만원의 토지배당을 지급하고 아동·청소년, 29세 이하 청년, 65세 이상 노인, 농어민 등 2800만명에게 연간 100만원의 기본소득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토지배당엔 15조원, 기본소득엔 28조원이 들어간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사병 월급을 2022년까지 최저임금의 50%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했다. 현재 21만6000원인 병장 월급을 94만원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남 지사 측은 이에 필요한 예산을 6조9000억원으로 추계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육아휴직급여율과 상한액을 각각 50% 인상하겠다고 했다. 올해 고용보험기금의 육아휴직급여 예산(7826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4000억원가량이 더 필요하다.

재원 마련 방안은 증세뿐

공약 이행에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것에 비해 재원 마련 방안은 증세 이외엔 뚜렷한 것이 없다. 문 전 대표는 고소득층 소득세, 상속·증여세, 부동산 보유세, 법인세 순서로 증세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세금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올릴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유 의원은 법인세를 이명박 정부에서 내리기 전 수준으로 올리고, 소득세와 재산세 인상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남 지사는 법인세 비과세·감면 축소를 통한 실효세율 인상을 제시했다.

이 시장은 국토보유세를 신설해 연간 15조원을 걷겠다고 했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규모가 연간 7조원인 것에 비춰 국토보유세만으로 15조원의 세수를 확보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여 재원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민주당이 주최한 복지정책 토론회에서 “정부 예산 400조원 중 법정 의무지출이 280조원으로 70%를 차지하고 나머지 120조원도 사실상 용도가 정해져 있다”며 “기존 예산을 대폭 깎지 않고선 새로운 복지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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