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변호사의 바른 상속 재테크]

(4) 유류분제도 시행 전에 증여계약의 이행이 완료된 증여재산도 유류분반환대상이 될까?

입력 2017-02-07 08:47 수정 2017-02-07 09:07
1. 사실관계

어머니 A(1925년생)는 생전에 부동산을 취득하여, 경제적 능력이 없는 아들 B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는 방법으로 B에게 부동산을 증여하였다. 그런데 이 부동산이 B 명의로 등기가 이루어진 것은 1977. 12. 31. 개정된 민법이 시행되기 전이었다. A는 1998. 6. 27. 사망하였고, 아들 B(피고)와 딸 C(원고)가 공동상속인이 되었다. C는 이 사건 유류분반환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2006. 6.경 B를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이 A로부터 B에게 명의신탁된 부동산이라고 주장하면서 A의 상속인으로서 부당이득반환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명의신탁된 부동산이 아니라 증여된 부동산이라는 이유로 패소판결이 선고되었고, 2008. 5. 위 패소판결이 확정되었다. 그러자 C는 위 패소판결이 확정된 때로부터 1년이 경과하기 전, 이 사건 유류분반환소송을 제기했다.

2.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다78722 판결의 요지

원심은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여 피고에게 유류분반환을 명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유류분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증여계약의 이행이 완료된 증여재산은 유류분반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판시 요지는 다음과 같다.

유류분 제도가 생기기 전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이나 제3자에게 재산을 증여하고 이행을 완료하여 소유권이 수증자에게 이전된 때에는 피상속인이 1977. 12. 31. 개정된 민법(이하 ‘개정 민법’이라 한다) 시행 이후에 사망하여 상속이 개시되더라도 소급하여 증여재산이 유류분 제도에 의한 반환청구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개정 민법 시행 이전에 증여계약이 체결되었더라도 이행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정 민법이 시행되고 그 이후에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는 상속 당시 시행되는 개정 민법에 따라 증여계약의 목적이 된 재산도 유류분 반환의 대상에 포함된다.

3. 해설

가. 개정 민법 부칙 제2조와 제5조의 충돌상황과 해결책

유류분제도는 1977년 민법 개정 때 처음으로 도입됐다. 유류분은 피상속인의 사유재산 처분의 자유 내지 유언의 자유를 제한하는 예외적인 제도이다. 상속재산 형성에 있어서 상속인들의 기여 및 생존 가족들의 생계보호 측면을 고려한 입법이다. 따라서 이러한 유류분제도가 시행되기 전에는 피상속인이 자신의 재산에 관해 마음대로 증여나 유증을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유류분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증여를 한 경우에도 그것을 유류분반환대상으로 보아 유류분권자가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이와 관련하여 개정 민법 부칙 제2조와 제5조는 서로 충돌하는 면이 있다. 부칙 제2조에 의하면 개정 민법은 종전 민법에 의하여 생긴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되어 있는 반면, 제5조에서는 개정 민법 시행일 이후 개시된 상속에 관하여는 개정 민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처럼 유류분이 시행되기 전에 증여를 하였으나 상속의 개시는 개정 민법이 시행된 이후에 일어난 경우에는 부칙 제2조만을 앞세우면 그 증여재산은 유류분반환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고 부칙 제5조만을 앞세우면 유류분반환대상이 될 것이다.

이러한 충돌적인 문제에 관하여 대법원은 이 판결을 통해 명시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유류분제도가 시행된 것은 1979. 1. 1.부터인데, 그 이전에 증여를 하고 그 이행까지 모두 완료된 경우에는 유류분반환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증여계약만 하거나 증여의 의사표시만 하고 실제 소유권의 이전은 유류분제도가 시행된 1979. 1. 1. 이후에 이루어진 경우에는 유류분반환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민법 부칙 제2조와 제5조 중 어느 한 조문을 우선하지 않고 그 관계를 상호 조화롭게 해석한, 소위 ‘규범조화적 해석’의 결과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해석은, 유류분반환대상에 해당하는 ‘증여재산’은 상속개시 전에 이미 증여계약이 이행되어 소유권이 수증자에게 이전된 재산을 가리킨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와도 수미일관한다(대법원 1996. 8. 20. 선고 96다13682 판결).

나. 유류분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 완성의 문제

유류분반환청구권은 상속의 개시와 반환하여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로부터 1년 내에 해야 한다(제1117조). ‘유류분권리자가 상속의 개시와 반환하여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는 유류분권리자가 상속이 개시되었다는 사실과 증여 또는 유증이 있었다는 사실 및 그것이 반환하여야 할 것임을 안 때를 뜻한다(대법원 2006. 11. 10. 선고 2006다46346 판결). 따라서 아무리 증여 또는 유증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도 그 증여나 유증이 무효라고 생각했든지 아니면 증여나 유증이 아니라 명의신탁 등 다른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생각했던 경우에는 그 무렵까지는 아직 그것이 반환하여야 할 것임을 알았다고 할 수 없다. 그러한 법률행위가 사실은 유효한 증여나 유증이라는 사실을 안때가 바로 반환하여야 할 것임을 안 때가 된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처음부터 유류분반환소송을 하지 않고 명의신탁된 부동산이라고 주장하면서 부당이득반환소송을 제기했던 이유는, 유류분반환청구의 소멸시효(1년)가 이미 지났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명의신탁이라고 주장하다가 명의신탁이 아니라 증여라고 인정되어 패소하자 그 때서야 비로소 그것이 반환하여야 할 것임을 알았다고 하면서 명의신탁 사건의 패소판결 확정 후 1년 안에 유류분반환청구를 함으로써 소멸시효 문제를 피해가려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처럼 원고가 명의신탁을 주장하면서 부당이득반환소송을 제기한 것은 사실상 또는 법률상의 근거 없이 단지 유류분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를 회피해보려는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여지도 있다. 이럴 경우 원고의 유류분반환청구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기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대법원 1998. 6. 12. 선고 97다38510 판결). 그렇지만 유류분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가 1년으로 워낙에 짧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유류분권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시효완성은 가급적 엄격하게 인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법학박사 김상훈
학력

1.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2. 법학석사(고려대학교) : 민법(친족상속법) 전공
3. 법학박사(고려대학교) : 민법(친족상속법) 전공
4. 미국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Law School 졸업(Master of Laws)
5. 서울대학교 금융법무과정 제6기 수료

경력

1. 제43회 사법시험 합격
2. 사법연수원 33기 수료
3.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 친족상속법, 신탁법 담당
4. 서울지방변호사회 증권금융연수원 강사 : 신탁법 담당
5. 법무부 민법(상속편) 개정위원회 위원
6. 대한변호사협회 성년후견연구위원회 위원
7. 금융투자협회 신탁포럼 구성원
8. 한국가족법학회 이사
9. 한국성년후견학회 이사
10. 상속신탁연구회 부회장
11. 법무법인(유한) 바른 구성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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