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여전히 아쉬운 기내 안전관리

입력 2017-02-06 17:57 수정 2017-02-07 01:50

지면 지면정보

2017-02-07A34면

정지은 산업부 기자 jeong@hankyung.com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베트남 다낭으로 가려던 대한항공 항공기가 두 시간 넘게 지연되는 일이 벌어졌다. 지연 이유는 황당했다. 이륙 직전 60대 여성이 기내 비상구를 화장실로 착각해 문고리를 잡아당긴 탓이었다. 순식간에 비상구가 열리면서 비상탈출용 슬라이드가 펼쳐졌다. 기내에 있던 승객 250여명은 혼란에 휩싸였다. 급기야 두 시간가량 이륙이 지연됐고 대체 항공기를 이용해야 했다.

이번 사례는 항공업계 전체를 통틀어서도 흔하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기본적인 기내 안전수칙이 지켜졌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륙 직전에 승객이 자리에서 이동하는 게 방치됐다는 것부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건은 탑승객들이 자리에 앉고 항공기 문이 닫힌 뒤 발생했다. 보통 항공기 문이 닫히고 본격적인 이륙 준비가 시작되면 탑승객은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다. 이때 자리에서 이동하는 것은 기내질서 방해 행위에 속한다. 이륙 후에도 ‘이동해도 괜찮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기 전까지는 안전을 위해 자리를 뜨는 것이 금지된다. 만약 움직이려는 탑승객이 있다면 객실 승무원이 제재하는 게 원칙이다.

이런 규칙이 있는데도 탑승객이 이동해 비상구 레버까지 잡아당기는 상황이 발생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게 항공업계의 지적이다. 대한항공 측은 “객실 승무원들이 이륙 준비로 기내를 돌아다니며 최종 점검하는 사이 벌어진 돌발상황”이라며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일반적으로 예상하기 어렵던 상황인 만큼 대한항공도 억울한 측면이 있을 수는 있다. 60대 여성이 화장실이 급하다고 하니 승무원들이 잠시 이석을 허가해줬을 것이란 추측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승무원이 탑승객의 동선을 잘 챙겼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기내 난동사건 직후 “기내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으로는 기내 안전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철저히 관리하길 바란다.

정지은 산업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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