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눈 '최순실 사태'에 쏠린 사이…공직자 '낙하산 재취업' 부활?

입력 2017-02-06 19:41 수정 2017-02-06 19:41

지면 지면정보

2017-02-07A2면

부활하는 '관피아' 코스
세월호 참사 후 사라졌던 '관료→산하기관→협회'
'재취업 코스' 되살아나

1월 재취업 제한 3.7% 불과…심사없이 임의 취업도 '쑥'
해피아 논란 일으켰던 해수부조차 '낙하산' 재개

'주먹구구' 취업심사
공직자윤리위 심사위원 11명, 800페이지 달하는 평가서
3~4시간 만에 검토…심사제도 개선 필요
공무원의 무분별한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해 강화된 공직자 재취업 심사가 박근혜 정부 임기 말로 접어들면서 다시 느슨해지고 있다. 재취업 심사도 받지 않고 임의로 취업했다가 적발된 공무원도 크게 늘었다. 최순실 사태 등으로 인한 정국 혼란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심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면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사라진 ‘관료→산하기관·공기업→협회·조합’ 코스가 부활하고 있다.

54명 중 2명만 취업 제한

6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1월 재취업 심사를 받은 퇴직공직자 54명 가운데 2명만 취업 제한에 걸렸고, 나머지 52명은 무사 통과했다. 취업 제한율이 3.7%로, 작년 11월(10.8%)과 12월(11.4%)의 절반 수준이다.

2015년 3월 공직자윤리법(일명 관피아방지법)이 개정되면서 공무원의 재취업 심사는 크게 강화됐다. 취업 제한 기간을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했고, 해당 부처의 산하 협회와 조합에 대한 취업도 엄격히 제한했다. 이로 인해 재취업 심사에서 탈락한 비율은 2013년 9.3%에서 2014년 19.6%, 2015년 20.8%로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정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공무원의 재취업 문턱은 슬그머니 낮아졌다. 작년 취업 제한율은 17.2%대로 떨어졌고, 작년 하반기부터는 한 자릿수로 하락했다. 취업심사 없이 임의로 취업했다가 적발된 공무원 수도 2015년 153명에서 작년 271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엄격했던 잣대가 누그러지면서 낙하산 성격이 짙은 재취업 심사마저 눈감아 주는 사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 논란을 일으킨 해수부조차 낙하산 인사를 재개했다. 남봉현 전 해수부 기획조정실장은 해수부 산하 인천항만공사 신임 사장으로 취임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원장직에 서석진 전 미래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을 임명했다. 일각에선 세월호 사태 이후 낙하산 자리를 ‘정피아(정치권 인사+마피아)’가 꿰차다 작년 말 최순실 정국 이후 다시 ‘관피아(관료+마피아)’로 넘어온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허술한 취업 심사 ‘도마 위’

주먹구구 심사에는 공무원 재취업의 고삐를 쥐고 있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허술한 심사 제도도 한몫하고 있다. 공직자윤리위는 매달 적으면 20여명, 많으면 50여명의 퇴직공직자에 대한 취업 심사를 한다. 소속 부처와 인사혁신처의 내부 검토를 거친 뒤 업무 연관성이 높은 안건만 평가하는데도 관련 자료가 평균 700~800페이지에 달한다. 이 자료를 각부 차관급 4명과 민간위원 7명 등 11명의 심사위원이 3~4시간 만에 파악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업무 연관성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면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며 “재취업 심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국회나 시민사회가 수시로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피아방지법이 퇴직 공무원의 ‘퇴로’를 무리하게 막고 있는 만큼 적절한 규제 수위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공무원 취업 제한 기업은 2013년 3931곳에서 현재 1만4846곳으로 늘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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