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는 언제부터 만장일치가 되었나

입력 2017-02-06 17:48 수정 2017-02-07 01:44

지면 지면정보

2017-02-07A35면

K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이 소위 은산(銀産)분리에 막혀 표류하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현행 은행법상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한도인 10%(의결권 지분은 4%)를 34% 또는 50%까지 풀어주자는 은행법 개정안과 특례법이 여러 건 국회에 계류돼 있지만 한발짝도 못 나가고 있어서다. 이달 임시국회도 거의 물 건너갔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더불어민주당 간사이자 법안소위 위원인 이학영 의원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서다. 그는 최근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하는 토론회까지 열기도 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정보통신기술(ICT)을 금융에 접목한 핀테크 활성화와 함께 기존 은행과 차별화한 저렴한 수수료, 연 10% 안팎의 중금리 대출 등을 통해 소비자 편익을 높이자는 취지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이미 20년 전에 태동시켰고 중국도 적극적인 데 비하면 늦어도 한참 늦었다. 그런데도 ‘재벌 사금고화’라는 도그마에 갇혀 법안 통과는 기약도 없다. 이대로라면 인터넷 전문은행은 상반기 출범에 차질이 불가피하고, 향후 증자도 어려워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금융의 사금고화는 철저히 막아야 마땅하다. 과거 외환위기, 저축은행 사태 등의 트라우마도 있다. 하지만 그간 대주주 여신 규제, 상시 금융감독 등 방지 장치도 촘촘히 갖춰졌다. 문제가 재발한다면 그것은 제도가 아니라 부실감독의 문제일 것이다. 그럼에도 은산분리가 마치 만고불변의 진리라도 되는 양, 법안 심의조차 막는 것은 세계의 금융 변화에 눈 감은 우물안 개구리식 발상으로 비친다. 오죽 답답했으면 K뱅크 등은 대주주 여신을 전면 금지해도 좋으니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하소연할 정도다.

은산분리 논란을 보면서 국회의원 한 명이 갖는 권한에 새삼 놀라게 된다. 관련 상임위의 법안심사소위에서 누군가 한 명이 끝까지 반대하면 법안 상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의원 개개인이 곧 재적의원 300명과 동일한 권력을 갖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회선진화법’도 특정 정당이 의석을 60% 이상 확보하지 않는 한 누구든 몽니가 가능한 구조다. 언제부터 국회의 의사결정이 만장일치가 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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