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시 이야기-경기 부천]

"구청 없애니 주민과 가까워져…부천의 '원스톱 행정' 전국서 벤치마킹"

입력 2017-02-06 19:29 수정 2017-02-07 03:56

지면 지면정보

2017-02-07A8면

도시브랜드가 경쟁력이다 - '행정 혁신도시' 경기 부천 (상)

지난해부터 3개 구청 폐지 후 10개 권역 행정복지센터 개설
구청 인력 60% 동사무소 배치…민원처리 기간 대폭 단축 효과

행정혁신 다음은 경제혁신
로봇·바이오·의학 등 첨단기업, 혁신클러스터 조성…2000개 유치
만화단지 통해 웹툰·콘텐츠 지원

경기 부천시는 지난해 7월 원미·소사·오정구청 등 관내 3개 구청을 모두 없앴다. 대신 36개 동사무소 가운데 생활권역별로 지역 중심이 되는 10개 동사무소를 행정복지센터로 지정했다. ‘시청-구청-동사무소’의 3단계 행정조직을 ‘시청-동사무소’ 2단계로 줄인 것이다. 구청 업무를 시청과 동사무소로 나눠 중복 업무를 없앴다. 구청 인력의 60%를 일손이 부족한 동사무소에 내려보냈다. 행정복지센터는 일반 동사무소 업무와 구청에서 처리하던 인허가, 등록·신고 등 주민 밀착형 업무를 하고 있다. 공원 관리와 도로 보수 등 생활 민원도 이곳에서 처리한다.

◆“구청 없애니 3천억짜리 복지센터 생겨”

구청 폐지 덕분에 각 행정복지센터에는 6~7명의 복지전담 인력이 늘어났다. 전체 동사무소 직원 수는 기존 430명에서 737명으로 많아져 민원 서비스가 빨라졌다. 도로점용 허가, 옥외광고 설치 등 민원 처리 기간도 대폭 단축됐다.

구청을 없애기까지는 조직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공무원들로서는 구청이 있어야 인사 적체도 해소되고 옮겨 앉을 ‘자리’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만수 부천시장(사진)의 ‘시민을 위한 행정혁신’ 명분에 반발은 오래가지 못했다. 김 시장은 “부천시는 자동차로 30분이면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갈 정도로 크지 않은데 시청과 구청의 업무 중 35%가 중복돼 행정 낭비 요인이 많았다”며 “구청을 없애면서 현장 밀착 행정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혁신의 효과는 컸다. 더 이상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연간 구청 운영비 40억원은 출산장려금(아기 환영 정책)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존 구청 건물은 시민문화복지 공간으로 쓴다. 문화복지 공간을 새로 짓는 비용을 감안하면 약 30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게 부천시 설명이다.

각 행정복지센터에는 ‘100세 건강실’을 설치했다. 시민들이 보건소에 가지 않고도 치매와 혈당 관리, 금연 상담 등 건강 관련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문을 연 지 약 6개월 만에 6만여명의 시민이 다녀갈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구직자를 대상으로 취업 상담을 전담하는 직업상담사를 배치해 맞춤형 구직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김 시장은 “올해 2단계 행정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반장제도를 폐지한 부천시는 동사무소를 주민등록등·초본 등 민원서류만 발급하는 곳에 머물지 않고 주민들의 행복 증진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중앙정부도 반한 ‘행정혁신 1번지’

지난달 24일 성곡동 행정복지센터에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이 방문해 일일동장을 맡았다. 이 자리에서 홍 장관은 부천의 행정혁신 사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중앙정부에서 작은 지자체의 혁신 사례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하니 ‘행정혁신 1번지’ 공무원으로서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의 ‘작은 혁신’ 사례는 또 있다. 그는 지난해 시장이 당연직으로 맡고 있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 조직위원장,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직을 정지영 영화감독 등 전문가들에게 맡겼다. “자리나 타이틀이 문제가 아니라 행정가와 민간 전문가 중 누가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김 시장 판단이었다.

부천시는 올해 기업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해 벤처기업 등 첨단기업 2000개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른바 ‘B.BIC1·2·3(Bucheon business innovation cluster)’ 마스터플랜이다. 김 시장은 “부천은 공장 부지와 기업 입주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기존 공장의 증설을 돕고 첨단 유망 기업의 입주 공간을 대대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업혁신클러스터 세 곳을 조성해 파격적인 조건으로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만화의 도시’ 부천의 장점을 살려 500억원을 들여 만화영상단지 안에 웹툰융합센터도 조성한다. 영화제작사와 애니메이션협회 등을 입주시켜 만화·웹툰 등의 콘텐츠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부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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