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트레킹, 화산재 협곡으로 느린 걸음…정상엔 쪽빛 호수가 반기네

입력 2017-02-05 16:09 수정 2017-02-05 16:09

지면 지면정보

2017-02-06E8면

상공에서 본 피나투보 화산 정상부.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약 80㎞ 떨어진 클락은 일 년 내내 여행객으로 가득한 곳이다. 치안이 안전하고 연중 20도 내외를 유지하는 따스한 기후에 미국 서부를 연상케 하는 휴양 관광지로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즐길거리와 볼거리도 풍성해 가족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살아있는 화산 피나투보 투어

1991년 6월15일, 클락은 거대한 자연재해를 겪었다. 클락 부근의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피나투보 화산 폭발은 20세기 화산 폭발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였을 정도로 거대했다. 화산에서 분출된 화산재가 8500㎞ 떨어진 아프리카 동부 해안까지 날아갔다. 1992년 클락에 주둔한 미군이 철수한 것도 피나투보 화산 폭발 때문이다. 피나투보 화산은 1993년 마지막 폭발을 끝으로 더 이상 폭발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활화산으로 분류돼 있는 ‘살아있는 산’이다.

피나투보 화산 트레킹은 원시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클락 도심에서 트레킹을 예약할 수 있으니 클락을 방문했다면 반드시 트레킹을 해봐야 한다.

피나투보 화산에서 즐기는 ATV투어.

피나투보 화산 정상에 가려면 지프를 타고 구불거리는 비포장도로를 지나기 때문에 ‘인디아나 존스’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지프를 타고 1시간 반 정도를 달리면 피나투보 화산 초입에 다다르게 된다. 초입에서부터 약 20분을 오르면 산 정상에서 피나투보 화산의 칼데라호를 마주하게 된다. 신비롭고 고혹적인 자태를 뽐내는 칼데라호는 장엄한 광경이 경건한 마음마저 들게 한다. 칼데라호 곳곳에서는 마그마로 인한 연기가 뿜어져 나와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피나투보 화산 트레킹은 꼬박 하루를 잡아야 할 정도로 긴 일정을 필요로 한다. 방문 전 여유롭게 일정을 짜는 게 좋다. 4월 중순~5월 초까지의 기간은 피해서 일정을 세워야 한다. 필리핀·미국 공동 군사 훈련인 발리카탄이 피나투보 화산 일대에서 시행돼 전면 통제하기 때문이다.

피나투보 화산의 온천, 푸닝 온천

피나투보 화산 트레킹을 마치면 화산 가까이 있는 푸닝 온천으로 가보자. 푸닝 온천은 1991년 피나투보 화산 대폭발로 생겨난 유황온천을 2005년 한국인이 개발해 문을 연 온천이다. 아에타족이 거주하는 팜팡가의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설계한 게 특징이다.

수빅만.

푸닝 온천은 피나투보 화산 정상에서 5㎞ 떨어진 산 중턱에 있다. 입구인 푸닝 온천 방문객 센터에서 온천까지 4륜구동 차량을 타고 30분가량 올라가야 한다. 온천까지 오르는 길이 가히 장관이다. 용암이 급격하게 식어 기묘한 모습으로 변한 암석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회색빛 기암들이 평평하게 펼쳐진 모습이 달의 지면을 연상케해 볼수록 신비롭다. 피나투보 화산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이다.

푸닝 온천장에 도착하면 온천욕에 앞서 아에타족이 서비스하는 모래찜질을 받을 수 있다. 모래찜질장 아래에 불을 피워 모래찜질을 받는 동안 제법 후끈후끈하다. 모래찜질이 끝나면 아에타족의 머드팩 마사지 서비스가 이어진다. 머드팩에 사용하는 진흙은 푸닝 온천 직원들이 피나투보 화산에서 직접 채취해 1주일 동안 말린 뒤 유칼립투스 잎을 섞어 만든 특별한 진흙이다. 정신 고양과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는 유칼립투스 덕분인지 마사지 받는 내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푸닝 온천장에는 산비탈을 따라 정자 모양의 건물 11개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온천탕이다. 절벽 한쪽에서 흘러나오는 온천수 온도가 100도 가까운데, 흘러내리는 동안 식으면서 70~40도의 욕탕으로 차례로 흘러든다. 11개의 온천탕의 수온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각자 알맞은 온도를 찾아 온천욕을 즐기면 된다.

‘필리핀의 캘리포니아’ 수빅

클락에서 남서쪽으로 80㎞를 달리면 ‘필리핀의 캘리포니아’라 불리는 수빅에 갈 수 있다. 1992년까지 미군 해군 기지가 주둔하던 수빅은 깔끔하게 정돈된 도로와 곳곳에 한가롭게 떠있는 요트들이 미국 캘리포니아의 해안도시를 연상케 해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수빅에 왔다면 무엇보다 수빅 베이에서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게 우선이다. 쪽빛 바다에서 윈드서핑, 스노클링, 바나나보트 등을 즐기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즐겁다. 한국에서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프라이빗 요트 타기를 망설였다면 수빅 베이 요트 클럽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요트를 타는 것도 좋다. 프라이빗 요트를 타고 수빅 베이를 돌다 보면 아름다운 풍광에 취해 일상의 스트레스도 저 멀리 달아난다.

수빅만.

수빅만 카마얀 비치에 있는 ‘오션 어드벤처 파크’는 가족여행자 필수 여행 코스로 통한다. 돌고래, 바다사자 등 대형 바다 생물을 관찰할 수 있으며 바다거북 먹이 주기 프로그램과 얕은 물에서 어린이들이 돌고래들을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어 흥미롭다. ‘주빅 사파리 파크’는 필리핀에서 유일한 호랑이 사파리로 지프를 타고 30여마리 호랑이를 만날 수 있다. 호랑이 먹이 주기 체험도 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사한다.

미 해군의 캠프였던 제스트 캠프는 밀림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제스트 캠프 밀림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제대로 된 밀림 체험을 할 수 있다. 미군에 밀림에서 생존하는 법을 가르쳤던 아에타족이 대나무와 칼을 이용해 숟가락, 밥그릇, 도시락 등의 생활용품을 만들고 대나무에서 수액을 뽑아내는 시범을 보여준다.

우동섭 여행작가 xyu2000@naver.com

여행정보

필리핀 항공(philippineair.co.kr)이 인천에서 클락까지 운항하는 직항 항공편을 취항했다. 취항 기념으로 3월25일까지 인천~클락 출발편에 한해 10㎏의 수하물을 더 실을 수 있다. 5월1일까지 클락 탑승객에게 왕복 구간 더블마일리지를 제공한다. 오후 11시50분 인천에서 출발하며 다음날 오전 1시55분 클락에 도착한다. 귀국편은 오후 4시45분 클락에서 출발해 9시4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매일 운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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