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이슈 찬반토론]

국립공원 케이블카 건설, 뒤늦게 중단해야 하나

입력 2017-02-03 16:47 수정 2017-02-03 16:47

지면 지면정보

2017-02-06S7면

○ 찬성 “소중한 자연유산 훼손하면 안되죠 !”
○ 반대 “스위스에는 2470대 설악산엔 왜 안되나?”
당초 계획대로라면 2018년까지 공사를 끝내고 운행도 시작하기로 돼 있던 설악산의 오색 케이블카 건설이 사실상 전면 중단돼 버렸다. 설치 여부를 두고 2012년부터 오랜 논란을 거쳤고, 추진에도 어렵게 합의됐던 사안이어서 안타깝게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더구나 사회적으로 첨예한 찬반 논란을 의식해 대통령주재의 회의에서 최종 결론난 사안을 원점으로 되돌리자는 것이어서 충격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모두가 ‘관광 한국’을 외치고 ‘서비스 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면서도 막상 이를 위한 실행은 외면하는 한국 사회의 이중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져간다.

○ 찬성

국립공원 내부인 설악산의 오색케이블카 설치에 처음부터 반대해온 그룹은 주로 환경단체들이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만큼 자연·생태적 보존 가치가 높은 지역에서의 케이블카 공사가 공원 환경을 훼손한다는 논리다. 2016년 12월28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가 이 사업 승인을 거부한 것도 희귀 보존 동물인 산양의 서식지역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산양은 번식 속도가 매우 빨라 설악산에서는 비교적 흔한 야생 동물이 되긴 했지만 어떻든 ‘야생생물 1급’으로 보존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시각이다.

이들은 지금 세대의 경제적 이익 때문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후손들이 누려야 할 자연환경 유산을 파괴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한다. 국립공원으로 애초 지정한 이유가 무엇이었느냐는 문제 제기다. 이들의 주장에는 물론 ‘개발=돈벌이=환경파괴’라는 단순화된 도그마도 존재한다.

케이블카 중단에 찬성파는 정부와 이 사업의 주체인 양양군이 케이블카 공사에만 그치지 않고 결국은 다른 개발사업도 추가로 벌일 것이라고 의혹을 키워나간다. 설악산의 중간 봉우리에 레스토랑과 호텔까지 지을 수도 있다고 예상하며 개발 계획 자체를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케이블카 설치 중단을 요구하는 쪽은 경상남도, 남원시, 구례군 등이 별도로 추진 중인 지리산의 케이블카에 대한 저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 반대

당초 계획대로 케이블카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은 기본적으로 지역경제 발전과 관광 활성화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관점에서 시작한다. 해외에서는 나라마다 멋진 곳을 골라 케이블카와 곤돌라를 설치해 관광객을 끌어모으는데 한국은 멋진 관광자원을 내버려두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의 공원인 알프스가 케이블카로 모으는 관광 수입이 얼마인데, ‘알프스는 되고 한국은 왜 안 되느냐’는 논리다.

건설 과정과 사후 관리만 잘 하면 케이블카 설치로 인한 환경 훼손도 별로 없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지금처럼 숲속의 여러 갈랫길로 무분별하게 산 정상에 대거 오르는 것보다 공중으로 이동하는 것이 산양 등 동물 보호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반론도 내놓는다. 요컨대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기존 등산길을 폐쇄해버리는 게 국립공원의 온전한 보전에 더 낫다는 것이다. 케이블카 설치가 오히려 국립공원 내의 난개발을 막고 원상태 복귀로 가는 길이라는 주장은 설악산 국립공원 내 오색지구의 무수한 식당과 기념품 가게 등 무질서를 돌아볼 때 충분히 설득력을 갖는다.

일각에서는 전문 애호가뿐만 아니라 노약자, 장애 시민도 설악산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는 점도 피력한다. 이미 개발된 지역인 오색약수터와 설악산의 무수한 봉우리 중 하나인 끝청 사이의 3.5㎞ 구간에 케이블카 하나만 설치해도 수많은 신체적 약자가 설악의 풍광을 즐길 수 있다는 논리다.

○ 생각하기
"환경 교조주의 경계해야 … 의사결정 못하는 사회가 돼가는지 우려"

설악산의 수백개 봉우리 중 하나인 끝청으로 가는 케이블카 하나로 마치 국립공원 설악산 전체가 파괴라도 되는 듯 주장하는 반대는 분명 비약이다. 물론 케이블카 공사가 보전지역에 미칠 영향은 다각도로 따져봐야 한다. 경제적 효과와 공사 후 운영 방침 등도 계산해볼 필요가 있다. 더 큰 문제점은 우리 사회가 어떤 의사 결정도 못하는 ‘불임 사회’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구성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은 없다. 관광 한국과 서비스산업 발전을 국가의 정책 방향으로 정했으면 실행할 방안을 찾고 실천도 해야 한다. 국립공원의 케이블카를 그런 관점에서도 볼 만하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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