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선 게임 체인저]

지지율 2위로 '문재인 대항마' 부상한 안희정 충남지사

입력 2017-02-03 19:02 수정 2017-02-04 09:36

지면 지면정보

2017-02-04A6면

"투쟁으로 풀리지 않는 현실 봤다"…사드·재벌개혁에 '제3의 길'
"노동 유연화하지 않으면 기업들이 가라앉는다"

민주투사 출신의 '탈이념·현실주의'에 시선집중
우상호 "노무현처럼 역전 드라마"…당내 경선이 관건

안희정 충남지사가 3일 경북 안동시 성곡동 세계물포럼기념센터에서 열린 경북 청년과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젊은 시절 화염병과 짱돌을 들고 많이 싸워봤지만 투쟁으로 풀리지 않는 현실을 목격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 2일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그는 이른바 ‘민주투사’ 출신이다. 이런 그가 ‘탈이념, 현실주의’를 내세우며 대선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0%를 넘기며 2위로 올라섰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에 크게 밀리지만 최근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점에 정치권은 주목한다. 당초 ‘문재인 페이스메이커’ ‘불펜 투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이젠 ‘대항마’로 자리매김했다.

◆고교 때부터 운동권에 몸담아

안 지사는 1964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희정이란 이름은 그의 아버지가 박정희의 정(正)자와 희(熙)자를 바꾸어 지은 것이다. 안 지사는 충남 연무대중 3학년 때 함석헌 선생이 발간한 ‘씨알의 소리’를 읽은 것을 계기로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했다. 1980년 남대전고에 입학했지만, 광주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내용의 편지를 잡지사로 보낸 게 문제가 돼 제적당했다. 서울 성남고 1학년으로 재입학했으나 군사훈련을 시키는 분위기를 못 견뎌 자퇴했다. 그는 “시위 현장을 다녔으나 고교 중퇴생 신분으로 한계가 있어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고려대 철학과)에 들어갔다”고 했다.

1994년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사무국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2001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 경선캠프 사무국장을 맡아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한때 ‘좌희정 우광재’로 통한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2007년 ‘친노(친노무현) 폐족’을 선언한 뒤 2008년 7월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됐으며, 2010년 충남지사에 당선됐다.

◆설 연휴 전후 지지율 급상승

1월 초만 해도 안 지사 지지율은 3~4%대에 머물렀으나 설 전후를 계기로 급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안 지사의 현실주의와 안정성이 부각되면서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주요 현안에 대해 당내 다른 주자들과 뚜렷한 차별화 행보를 하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연기, 군 복무 단축, 재벌개혁 주장 등에 대해 날을 세웠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투쟁으로 풀리지 않는 현실을 목격했다”며 “평범한 우리 이웃의 얼굴을 한 정치와 신뢰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새 정치는 낡은 이념 논리가 아닌 현실 문제를 풀고 국익을 위해 경쟁하자는 것”이라며 “전통적 지지기반으로부터 버림받을지도 모르는 두려움의 길이지만, 뚜벅뚜벅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 유연화를 하지 않으면 기업들이 가라앉는다”고 했다.

안 지사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가들과 새 시대를 동업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대연정’ 추진 방침을 밝힌 것은 노선이 다른 정당들과도 손잡을 수 있다는 뜻으로, 중도-보수 쪽으로 지지세를 넓혀 나가겠다는 의미다.
◆당내 기반 취약 등 한계도

안 지사가 ‘문재인 대세론’을 허물 수 있을지에 대해 당 안팎에선 의견이 교차한다. 완전국민경선제와 결선투표제 도입은 안 지사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완전국민경선제를 하면 비문(비문재인)성향의 국민들이 투표에 대거 참여해 역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를 엎을 수도 있다. 예전의 노무현 대통령 때처럼 극적인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당내 기반이 취약해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안 지사의 최근 차별화 행보에 대해 당내뿐만 아니라 진보 진영 일각에서 “전향했다”는 말까지 나오는 등 ‘보수 프레임’ 비판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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