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주목받는 '한·미 FTA 통상라인'

입력 2017-02-03 18:44 수정 2017-02-04 06:53

지면 지면정보

2017-02-04A8면

통상교섭본부장 지낸 김현종 위원 대표주자

이혜민, 교섭대표 경력
안호영 대사·안총기 차관도 미국 통상전문가와 접점 많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대(對)미국 통상라인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주도한 인물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외교가에선 이들을 가리켜 “미국 쪽 인맥이 가장 넓고 한·미 FTA 내용도 잘 알고 있어 트럼프의 통상압력에 대처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야권에서 차기 정권을 잡으면 노무현 정부 때 통상라인을 진두지휘한 이들이 다시 통상교섭 책임자로 등용될 것이란 예상까지 나온다.

‘한·미 FTA 통상라인’으로 분류되는 대표적 인물은 김현종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위원이다. 미국 통상전문 변호사 출신인 김 위원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당시 45세 나이로 장관급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에 발탁됐다. 한·미 FTA가 타결된 2007년까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근무한 뒤 주유엔 한국대사를 지냈다.

지난해 총선 때에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인천 계양갑 출마를 선언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졌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모셨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할 만큼 가깝다. 문 전 대표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김 위원이 어떤 식으로든 통상라인에 발탁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WTO 상소기구 위원 임기가 2020년 12월까지로 비교적 많이 남았다는 게 변수다.

이혜민 주요 20개국(G20) 국제협력대사, 안총기 외교부 2차관, 안호영 주미 대사 등 외교부 공무원들도 대미 통상전문가로 꼽힌다. 이 대사는 2006년 한·미 FTA 기획단장, 2008년 FTA 교섭대표를 지냈다. 한·미 FTA 내용에 대해 외교부 내에서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안 차관은 2004~2007년 주미 한국대사관 경제참사관으로 근무하면서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미국에서 열린 협상에 거의 빠짐없이 참석했다. 미국 측 통상라인과 접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사는 2002년부터 외교부 통상법률지원팀장, 다자통상국장 등을 거치며 통상전문가로 입지를 굳혔다. 노무현 정부 때 시행된 부처 간 국장급 인사교류로 2004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경제협력국장으로 파견되기도 했다. 한·미 FTA 협상이 한창일 때 재경부에서 FTA의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분석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한·미 FTA 협상에 참여한 전문가 대다수가 외교부 출신이지만 현재 통상기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맡고 있다. 이 때문에 “한·미 FTA 주역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통상 전문가는 “외교부가 15년간 통상기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때 축적된 인맥과 노하우가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통상압력이 거세지고 있는데 이런 자산을 그냥 묵히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말했다. 차기 정부에서 통상기능을 산업부에서 분리시키거나, 산업부 내에 두더라도 통상교섭실을 다시 장관급 조직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한·미 FTA 당시 미국 쪽 통상라인과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라인은 구성이 다를 것이기 때문에 과거 인맥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259명 36%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455명 64%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