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에게 듣는다]

박원순 서울시장 "나는 자수성가한 행정가…문재인보다 본선 경쟁력 낫다"

입력 2017-01-11 19:08 수정 2017-01-12 03:56

지면 지면정보

2017-01-12A6면

민주당 분당·외연 확장 실패…문재인 전 대표에 책임 물어야

야권 연합함대 만들어야…친문패권이 최대 걸림돌
이재명과 경선 연대할 수 있다

3년으로 임기단축 수용 가능…결선투표제 이번에 적용 어려워

재벌개혁의 핵심은 기업분할명령·초과이익공유제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야권 대선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11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노무현 정부의 정치적 상속자이고, 난 자수성가한 행정가”라며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혁신형 지도자론 내가 적임자”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친문(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한 패권정치는 앞으로 당내 경선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성남시장 등 다른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과 함께 대통령 임기 단축 수용의사도 내비쳤다.

▷지지율이 정체상태다.

“이제 시작이다. 야권 대선후보가 이미 결정됐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있나. 경선이 시작되면 국민이 국가를 이끌 사람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절반 이상 국민이 후보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온다. 국가 혁신과 민생 경제 혁신을 잘해낼 사람이 누군지 고민하게 되면 현재의 지지율 판도가 확 바뀔 것으로 확신한다.”

▷문재인 전 대표를 ‘적폐 청산’ 대상이라며 연일 공격하는데.

“촛불민심은 국정의 한 책임을 진 야당이 기득권에 안주하고 무능한 데 대해 실망감을 표출했다. 민주당이 외연 확장에 실패하고 분당까지 하게 된 결과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최근 ‘개헌 보고서’에서 드러났듯이 당내 패권적 정치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의 대주주로서, 당 대표로서 주도적 역할을 한 문 전 대표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촛불공동정부’ 제안을 친문세력에 대한 견제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일부에선 야권의 승리가 떼 놓은 당상이라고 여긴다. 이런 오만함에는 반드시 국민 심판이 따른다. 과거에도 분열은 패배를, 단결은 승리를 가져왔다. 문 전 대표는 특정 정파의 수장이고, 당내 친문세력이 똘똘 뭉쳐 당내 민주주의와 단합을 저해하고 있다. 패권적 행태론 집권이 쉽지 않다. 후보난립으로 야당이 단일화하지 못하면 패배할 수 있다. 설사 집권한다 해도 소수정부의 힘으로 막중한 개혁과제를 수행할 수 없다. 야권을 하나로 묶는 데는 내가 훨씬 유리하고, 문 전 대표에 비해 본선경쟁력이 높은 근거이기도 하다.”

▷바른정당도 연대의 대상인가.

“초록은 동색이다. 바른정당은 연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정의당을 포함해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범야권으로 연대는 한정해야 한다.”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개헌에 대한 견해는.

“3년 임기 단축은 국민적 합의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본다. 차기 정부는 촛불민심을 따르는 정부여야 한다. 개헌이 국민으로부터 해체를 요구받고 있는 새누리당의 생명연장 수단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 1987년 체제를 바꾸는 건 동의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부족하다. 여야의 정파적 합의가 아니라 국민적 합의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후보들이 자신의 공약에 개헌 스케줄과 방향을 담는 것이 좋다.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해다. 2019년까지 개헌하고, 2020년에 총선과 대선을 치르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대선 결선투표제에 동의하나.

“전적으로 동의한다. 30%대의 지지를 받은 대통령으론 국민 대통합을 이룰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 당장 적용하기는 실무적으로 어렵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반 전 총장은 이미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역대 최악의 총장이란 평가를 내렸다. 위기관리 능력이 없는 사람은 국가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다. 한국인 출신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임기 내 남북관계에 대한 해결이나 개선을 위한 공헌을 한 게 아무것도 없다.”

▷이재명 성남시장 등과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누구와도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 정파적이거나 당파적인 연대가 아니고 가치와 이념에 기반한 연대여야 한다. 이 시장과 내가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상당히 많다. 과거 시민운동도 같이했다. 특히 민생, 개혁에 많은 공감대가 있어 연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모바일투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 경선 때 모바일투표 문제가 지적됐다. 경선룰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폐쇄적이고 참여후보가 만족하지 못하면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 보기에 치열해야 하고, 모든 후보가 충분히 국민적 검증을 거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시장직을 던지고 경선에 ‘올인’할 생각은 없나.

“나를 뽑아준 서울시민과의 약속을 가능한 한 지켜야 한다. 현재 선거법상 시장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을 할 수 있다. 당연히 본선에 오르면 시장직을 던질 것이다.”

▷‘박원순표’ 재벌개혁의 특징은 무엇인가.

“진정한 기업가정신을 가진 지도자가 국가적 혁신과업을 완성할 수 있다. 직접 기업 경영은 해보지 않았지만 아름다운가게 등을 모두 성공시켰다. 재벌개혁은 중소기업과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원·하청 기업 간 상생협력을 위한 기업분할 명령제와 초과이익 공유제 도입, 일감몰아주기 근절, 중소기업 적합업종 강화 등이 핵심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인터뷰 전문

손성태/김기만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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