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이노베이션 등 계열사
최태원 '서든데스' 발언 이후
미래 먹거리 찾기에 '올인'

SK가 달라졌다. 주력 계열사들이 잇달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86,2003,800 +4.61%)는 지난해 12월 2조2000억원 규모의 3차원(3D) 낸드플래시 투자 계획을 내놨다. 내년 6월까지 충북 청주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짓겠다는 내용이다. 안정권에 접어든 D램과 달리 약점으로 꼽혀온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번 투자는 SK가 2015년 8월 “2024년까지 46조원을 반도체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중장기 계획의 연장선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투자를 더 늘릴 가능성이 높다.

SK이노베이션(194,5001,000 +0.52%)은 새해 첫날 “올해 최대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투자액(8000억원)의 네 배 가까운 규모다. 투자액 대부분을 전기자동차 배터리, 배터리 분리막, 석유화학사업 등 비(非)정유부문에 쏟아부을 방침이다. 유가만 바라보는 천수답식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다.

11일에는 SK텔레콤(224,0002,500 -1.10%)이 인공지능,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과 5세대(5G) 네트워크에 3년간 1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 투자다. 성장이 정체된 휴대폰사업에만 안주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SK 계열사들의 공격적인 투자는 최태원 회장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최 회장은 작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변하지 않으면 돌연사할 수 있다”며 혁신을 주문했다. 또 “대부분 관계사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도 안 되는 등 각종 경영지표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기업 간 경쟁을 전쟁에 비유하는데, 진짜 전쟁이라면 용납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10월 연례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과감한 인수합병(M&A)과 신사업을 실행 전략으로 제시했다. 12월에는 50대 CEO를 전면에 배치하는 대규모 세대교체 인사를 했다. SK 계열사들이 공격적 투자에 나서는 배경이다. 주력 계열사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들도 미래 먹거리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조만간 신사업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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