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창업이 희망이다]

중동서 2명 중 1명 쓰는 '영상 메신저'…3년새 1억 다운로드

입력 2016-12-27 19:58 수정 2016-12-28 04:07

지면 지면정보

2016-12-28A8면

산업지형도 바꾸는 혁신 스타트업 (3) '영상 메신저'로 초고속성장 하이퍼커넥트

아랍권 문화 취향저격

음성통화보다 화상 대화 중시
얼굴 드러내기 힘든 여성에 인기
터키 등 32개국 앱 매출 1위

3개월 만에 손익분기점 넘어
내년 매출 1000억 돌파 기대

구글 음성번역서비스 첫 적용
언어 몰라도 실시간 대화 가능
중동에서 2명당 1명꼴로 쓴다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 ‘아자르’는 한국의 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만든 모바일 영상 메신저다. 2013년 11월 출시 이후 세계 200여개 국가에서 기록한 누적 다운로드 수가 1억건에 육박하고 있다. 중동에서 인기몰이한 데 이어 동남아, 남미 등에서 32개국의 앱스토어(구글플레이) 1위에 오르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앱 제작회사인 하이퍼커넥트는 서비스 3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었고, 내년 매출 10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 상장(IPO)을 위한 준비작업도 하고 있다.

볼리비아·베트남 등 32개국 1위

하이퍼커넥트는 고속성장을 거듭해왔다. 아자르의 누적 다운로드 수가 5000만건을 돌파하는 데 2년6개월이 걸렸지만 이후 7개월 만에 다운로드 실적이 1억건으로 껑충 뛰었다. 매출도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서비스를 내놓은 지 3개월 만에 누적 투자비용을 모두 회수한 이후 꾸준히 흑자를 기록 중이다. 2014년 12월 알토스벤처스에서 200만달러(약 22억원)를 투자받았고, 지난해 11월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알토스벤처스로부터 1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다운로드 속도가 가팔라진 이유는 초기 중동지역 중심이던 사용자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모바일 앱 분석 사이트 앱애니에 따르면 구글플레이에서 아자르가 하루 매출 1위를 기록한 국가는 모두 32곳이다. 쿠웨이트, 모로코, 터키 등 중동지역에서 볼리비아, 파라과이, 베트남 등 다양한 지역으로 인기가 확산되고 있다. 하루 매출 5위권을 기록한 나라까지 합치면 100곳에 이른다.

‘소통의 즐거움’ 전 세계 확산
아자르가 처음 중동에서 인기를 끈 이유는 대면 대화를 선호하는 문화 영향이 컸다는 게 이 회사의 분석이다. 본래 중동에선 문자메시지나 음성통화보다 화상통화 수요가 많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김고은 홍보팀장은 “평소 밖에서 얼굴을 잘 드러내지 못하는 여성들이 아자르를 이용해 지인과 대화한 것도 서비스 인기의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앱 이름을 스페인어로 ‘우연’을 뜻하는 ‘아자르(azar)’에서 땄다. 세계 사용자를 ‘우연히’ 영상으로 만나는 서비스란 의미다. 지인과 영상으로 대화할 수 있고, 친구 발견 기능을 통해 전 세계 사람과 만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누적된 친구 연결 건수는 120억건을 넘는다. 김 팀장은 “다양한 국적, 문화, 인종, 언어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얘기하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초로 구글과 음성번역 제휴

단순 메신저 서비스로 보이지만 수많은 사용자가 만들어내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선 기술력이 필요했다. 하이퍼커넥트는 ‘하이퍼RTC(리얼 타임 커뮤니케이션)’란 자체 솔루션을 개발했다. 구글이 2011년 공개한 오픈소스 프로젝트 ‘웹RTC’를 모바일 환경에서 구현한 첫 사례다. 구글의 웹RTC는 웹브라우저상에서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화상채팅을 할 수 있는 기능이다.

아자르는 하이퍼RTC를 이용해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은 저개발국가나 저가 휴대폰 등 다양한 통신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고품질 영상 대화를 할 수 있다. 비디오 사용자 1인당 월비용이 0.03원에 불과할 정도로 효율성은 높였다. 안상일 하이퍼커넥트 대표는 “최근 상대방 언어를 모르는 외국인끼리 대화할 수 있도록 구글의 실시간 번역을 적용했다”며 “구글과 음성번역 분야에서 제휴한 것은 하이퍼커넥트가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수익 모델은 단순하다. 성별과 지역을 필터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성 또는 여성과만 대화하고 싶다면 결제해야 한다. 화면 광고는 점차 비중을 줄이고 있다. 안 대표는 “아자르는 급성장 중인 국가,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국가에서 더 통하는 모델”이라며 “일본 미국 등 선진국을 겨냥해 특화한 서비스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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