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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부동산 시장은 안갯속이다. 시장금리는 오르고 정국은 불안하다. 여기에 아파트 입주 물량은 넘쳐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심상치 않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2017년은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다. 부동산 시장에서 정치적 변수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미 부동산 경기는 정점을 찍고 위축기로 접어들었다는 시각이 많다. 이달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국내 은행권 대출금리도 꿈틀거리고 있다. 주택시장에 호재는 없고 악재만 쌓여간다는 하소연이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실수요자든 투자자든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금리는 부동산 가격과 반비례 관계다. 금리가 오르면 금융 비용이 늘어나고 투자 수익률은 낮아진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의 호황은 저금리 덕분이었다. 낮은 금리로 갈 곳을 잃은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됐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 시장 분위기는 달라진다. 입지나 상품에 따라 차별적인 장세가 형성된다. 다만 2017년 상반기에는 한국은행이 오히려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기준금리를 낮추지 않더라도 미국을 따라 곧바로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 기준금리와 한국 기준금리는 일정 기간 따로 노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2~3년 뒤에도 탈동조화를 한다는 보장은 없다. 분명한 점은 저금리 돈 잔치는 거의 마무리됐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은 금융 시장과 별개로 이해하기 어렵다. 부동산 시장 자체가 금융 시장에 종속되고, 금융 상품화하는 경향이 강해져서다.

2017년 상반기에 조기 대통령선거를 치를 경우 부동산 시장은 정책 변수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을 것이다. 따라서 대선 공약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고스란히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이번 대선에는 거래 활성화 공약보다 주거 복지 공약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 전월세난을 해소하기 위한 공약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대선은 기존 매매 시장에 호재보다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2017년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위협적 요인은 아파트 입주 물량이다. 2017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36만5764가구로 2016년 29만882가구보다 25.7% 늘어난다. 2018년에는 41만가구가 넘을 정도로 주택 시장이 물량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은 경기와 인천, 충남, 경남 등이다. 서울은 입주 물량이 크게 늘지 않아 물량 충격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입주 물량이 많은 곳에서는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제때 주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역전세난’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물량이 많은 곳에서는 매매 가격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다.

수익형 부동산의 가치도 잘 따져봐야 한다. 시장금리가 낮아지면서 꼬마빌딩이나 오피스텔, 구분상가 등에 수요자가 몰렸다. 은퇴 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원하는 연령층이 늘어나면서다. 시장금리가 오를 경우 수요는 다소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구 구조의 고령화로 월세 투자 수요도 많아지고 있어 가격과 입지 경쟁력이 좋은 곳은 인기를 누릴 수 있다. 시장금리가 일부 오르더라도 월세 수익이 정기 예·적금보다는 높기 때문이다. 수익형 부동산을 고를 때 공급 물량이 많은 오피스텔은 임대 수요가 풍부한 곳으로 압축하는 게 좋다. 꼬마빌딩이나 구분상가는 좋은 매물을 찾는 게 관건이다. 결국 다리 품을 팔아 좋은 물건을 골라내는 것이 중요하다. 수익형 부동산은 기대 수익의 눈높이를 약간 올리되 꾸준히 탐색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박원갑 < 국민은행자산관리(WM) 컨설팅부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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