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꼬일 대로 꼬인 협상…베풀어야 '윈-윈'

입력 2016-12-01 17:30 수정 2016-12-02 01:19

지면 지면정보

2016-12-02A26면

하버드는 어떻게 최고의 협상을 하는가

윌리엄 유리 지음 / 박미연 옮김 / 트로이목마 / 216쪽 / 1만3500원
미국 경찰특공대가 인질이 잡혀 있는 장소를 에워싸고 있다. 대원들은 모두 무장돼 있고 발사할 준비도 돼 있다. 경찰은 인질범들에게 확성기로 말한다. “너희에게 3분의 시간을 줄 테니 항복하고 나와라.” 주어진 시간이 지나면 특공대는 최루탄과 총을 들고 진입한다. 그리고 인질이든 인질범이든 경찰이든 누군가 다치거나 죽는다.

한 세대 전만 하더라도 이 방법이 인질극에 대처하는 일반적인 접근법이었다. 지금은 인질 사건이 터지면 인질 전문 협상팀이 사건을 처리한다. 첫 번째 룰은 예의를 갖추고 인질범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다. 험한 말로 공격해도 즉각 반응하지 않고 공손하게 참는다. 그 사람을 존중하고 체면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지만 결국 인질범은 항복하고 인질을 해치지 않고 풀어준다.

이 같은 인질 협상이 시사하는 것은 뭘까. 거부하고 공격하는 사람을 인정하는 것이 그의 요구조건에 ‘예스’라고 말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설령 거절하거나 거절당하더라도 그 사람의 본래 존엄성을 인지하며 호의적인 매너를 보여주라는 의미다. 존중은 포용을 낳고 포용은 협상이 수용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하버드 로스쿨 글로벌 협상연구소의 윌리엄 유리 최고 연구위원은 《하버드는 어떻게 최고의 협상을 하는가》에서 비즈니스 현장, 가족 간 다툼, 국가 간 분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협상하는 법을 소개한다. 그에 따르면 협상을 방해하는 가장 큰 적수는 까다로운 상대가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다. 협상에 임할 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면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는 것이 먼저라는 것. 그는 “나 자신으로부터 ‘예스’를 더 잘 이끌어낼수록 타인의 예스도 더 잘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먼저 ‘예스’를 구할 여섯 가지 실천방법도 제시한다. 먼저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다. 이를 통해 자신을 심판하지 않고 관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두 번째는 자신의 내적 배트나(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를 찾는 것. 배트나는 협상이 난항을 겪을 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다. 요구사항을 누구의 도움 없이 잘 해결하려는 자신과 약속을 하라고 충고한다. 다음은 자신의 인생을 보는 시각을 바꿔 자기만의 독립적이고 충분한 행복의 원천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대립관계의 한가운데에 있을 때는 지난 일에 쉽게 화를 내거나 미래를 걱정하기 쉽다. 현재 시점에 충실함으로써 이 순간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라고 말한다.

협상이나 인간관계에서 모두가 이로운 윈-윈(win-win)의 해결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승부의 법칙을 ‘빼앗기’가 아니라 ‘베풀기’로 바꾸면 윈-윈 협상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베풀기란 자기 자신만을 위한 가치가 아니라 다른 이들을 위한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고객에게 진심 어린 서비스를 하는 판매원이 단순히 돈만 좇는 판매원보다 더 많은 수입을 얻는다는 연구 결과처럼, 베풀기는 상호 이득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베풂으로써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을 되돌려받는 아름다운 선순환이 이뤄지면 나, 상대방, 사회 전체가 모두 승리하는 윈-윈-윈(win-win-win)의 결과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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