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칼날 위에 선 '왕실장' 김기춘…국정농단 비호 정조준

입력 2016-11-30 14:06 수정 2016-11-30 15:02

검찰이 현 정부 '왕실장'으로 불리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의 직권남용 혐의와 '국정농단' 비호 의혹 등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30일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국회 국정조사 기관보고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최순실씨(60)의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 특별수사본부은 김 전 실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로 수사 중이다.

김 전 실장은 2014년 10월 김희범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에게 1급 공무원 6명의 사표를 받을 것을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 의혹은 지난달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폭로로 세간에 알려졌다. 유 전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기춘 전 실장이 김 전 차관에게 명단을 주면서 실·국장들을 자르라고 했다"고 밝혔다. 6명이 일괄사표를 제출했고, 이 중 3명은 공직을 떠났다.

이 사건은 검찰 수사 결과 사실상 최씨가 소유하며 마음대로 주무른 것으로 드러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관련된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을 지닌다는 해석을 낳았다. 재단 설립에 앞서 업무를 관장하는 문체부를 길들이려고 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누군가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 행사를 방해하면 적용된다. 이는 공무원이 그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해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한다.

수사는 이 혐의를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면서 김 전 실장을 둘러싸고 제기된 다른 의혹으로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핵심은 김 전 실장이 최씨의 '국정농단'을 비호했다는 의혹의 규명이다.

민간인인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영향력을 등에 업은 채 자신의 이득을 챙기고 국정에도 개입한 것을 대통령 가까이서 보좌한 비서실장이 전혀 모를 수 있었느냐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씨 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씨(47)가 변호인이 최근 "최씨의 지시로 차씨가 비서실장 공관에서 김 전 실장을 만났다"고 주장하면서 의혹은 증폭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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