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9월까지 3432억 투입, 신규 투자금의 23% 차지

1억 이상 투자한 139개 기업 중 손실난 회사는 10곳 불과
올해 국내 벤처캐피털(VC)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분야는 바이오·의료로 나타났다. VC업계에선 내년에도 바이오·의료 분야와 4차 산업혁명 관련 업종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국내 VC는 올해 1~9월 3432억원을 바이오·의료 업종 기업에 투자했다. 이는 이 기간 전체 신규 투자금액(1조4815억원)의 23.2%에 해당하는 수치다.

바이오·의료 업종에 이어 온·오프라인 연계(O2O: Online to Offline) 플랫폼 사업으로 불리는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분야가 18.1%(2678억원)로 뒤를 이었다. 영상·공연·음반 분야도 전체 투자금액의 11.7%(1726억원)를 차지했다.

VC들이 투자하는 업종은 과거 ICT 제조 분야에서 전통 제조업으로 넘어오다 2014년 이후 바이오·의료, ICT 서비스 분야로 바뀌는 모양새다. 벤처 거품이 꺼진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벤처 투자의 주를 이룬 업종은 단연 ICT 제조 분야였다. 이 기간 신규 투자된 3조1976억원 중 9050억원(23.1%)이 이 분야에 투입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을 기점으로 VC 투자는 다시 전통 제조업 분야로 집중됐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업종은 전기·기계 분야였다. 4년간 이뤄진 4조4522억원의 신규 투자 중 전기·기계 분야에서 9221억원이 투입됐다.

최근 3년간 가장 주목받은 분야는 단연 바이오·의료와 O2O 비즈니스다. 특히 바이오·의료 분야가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았다. 이 분야는 2014년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됐고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89개 VC가 바이오·의료 분야에 투자했다. 항체약물복합제 개발업체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5년 동안 348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개별 기업 중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았다.

투자 회수도 성공적이다. 5년간 1억원 이상 투자된 139개 기업 가운데 손실이 난 회사는 10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증시에 상장한 펩트론, 파마리서치프로덕트, 코아스템 등에서는 VC들이 네 배가 넘는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분야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진호 KTB네트워크 대표는 “상당수 VC가 AI 및 VR 관련 태스크포스(TF)를 만들 정도로 이 분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에 VC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분야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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