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카' 올라탄 켐트로닉스의 성장 질주

입력 2016-11-29 17:22 수정 2016-11-30 04:58

지면 지면정보

2016-11-30A16면

스마트폰 패널 깎는 사업, 성장세 꺾이며 한때 위기

자동차 전자부품 시장 뛰어들어 올해 3년만에 흑자전환할 듯

김보균 켐트로닉스 회장이 차량과 차량(V2V)·차량과 교통인프라(V2X) 간 다채널 통신이 가능한 커넥티드카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켐트로닉스 제공

김보균 켐트로닉스 회장은 2013년 스마트폰 화면의 패널을 얇게 깎아주는 ‘신 글라스(thin glass)’ 사업 확장에 약 4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주문이 밀려 추가 설비가 필요했다. 막상 새 장비를 가져다 놓자 이듬해인 2014년 주문이 뚝 끊겼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꺾인 탓이었다. 급증한 고정비, 대규모 감가상각 등 ‘비용 폭탄’이 한번에 터졌다. 한때 200억원을 넘기던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작년까지 2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공장 해외 이전으로 원가 절감

최근 켐트로닉스 성남 판교 사옥에서 만난 김 회장은 “올해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적자가 발생하자 김 회장은 원가부터 절감했다. 올초 팔아도 남는 게 거의 없던 전자부품 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겼다.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인쇄회로기판(PCB) 모듈, TV용 백라이트 LED 모듈 등을 이곳에서 생산했다. 원가가 20~30%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했다. 단가를 낮추자 고객사에서 추가 주문이 들어왔다.
2008년 뛰어든 무선충전사업 확장에도 나섰다. 작년 기아자동차에 이어 조만간 르 노삼성자동차 QM3 모델에 무선충전기 모듈을 공급하기로 했다. 운전자가 무선충전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을 선반에 올려놓으면 선을 꽂지 않아도 충전되는 제품이다. 김 회장은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무선충전 기술을 넣을 게 유력하기 때문에 앞으로 새 자동차 모델은 전부 무선충전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글라스 부문도 좋아지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가 많아져서다. 50%를 밑돌던 신 글라스 공장 가동률이 최근 70~80%로 올라갔다. 이 부문에서 올해 500억원, 내년 7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사고 시 경고음 기술 상용화

켐트로닉스는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세계 최대 자동차 반도체 설계업체 NXP와 손잡고 차량과 차량(V2V)·차량과 교통인프라(V2X) 간 다채널 통신 등 커넥티드카 기술을 개발 중이다. 앞선 차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뒤차에 경고를 주는 등 2차 사고를 방지하는 차세대 전장 기술이다.

켐트로닉스는 하나의 보드에서 차량 간 통신(wave)과 4세대 이동통신(LTE)망을 동시에 쓸 수 있게 한 모듈을 개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김 회장의 장남 김응수 이사가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최근 독일에서 트럭 두 대를 연결해 군집주행을 성공시켜 기술력을 입증했다. 차량 간 통신이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해외에서 법제화될 예정이어서 곧 제품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자동차 앞·뒤·좌·우 네 방향에서 찍은 영상을 하나로 합치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SVM)’ 사업도 가시화하고 있다. 김 회장은 “기존 사업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면서 신규사업이 본격적으로 매출을 내는 내년에 3000억원 매출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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