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플레이 100만원…공연계 온라인 암표상 활개

입력 2016-11-27 21:05 수정 2016-11-28 04:37

지면 지면정보

2016-11-28A33면

4만5천장 1분만에 매진
SNS서 경매식으로 팔기도
온라인 암표 처벌규정 없어

내년 4월 현대카드 주최로 내한공연을 하는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

“콜드플레이 내한 양도. 무대 바로 앞 명당 구역 스탠딩 2연석. 직거래 불가. 가격 카톡 제시.”

지난 26일 트위터에는 이런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현대카드가 내년 4월 열 예정인 4인조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내한 공연 암표를 파는 글이다.

지난 23~24일 인터넷 사이트에서 예매된 이 공연은 이틀 모두 개시 1분여 만에 매진됐다. 공연 관람권의 원래 최고가는 15만4000원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팔리는 암표 가격은 자리 등급에 따라 30만원에서 100만원을 호가한다. 경매식으로 입장권을 파는 암표상도 있다.

인기 음악인의 공연이나 대형 페스티벌이 암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티켓 오픈 2~3분 만에 표가 매진되고, 예매 창이 닫히자마자 중고 거래 사이트나 SNS에 입장권 판매글이 수십 건씩 올라오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내년 1월 공연에서 정가 11만원인 R석은 인터넷 입장권 재판매 사이트에 암표가 20만~35만원으로 올라왔다.
온라인 암표상이 활개를 치는 것은 예매할 때 편법인 ‘매크로 코드’를 쓰기 때문이다. 매크로 코드는 여러 명령어를 묶어 하나의 키 입력 동작으로 만들어준다. 공연 날짜와 좌석을 선택하고, 필요한 개인정보를 모두 입력해 예매를 마치기까지 5초도 걸리지 않는다. IP주소를 여러 개 쓰면 대량 예매도 가능하다. 지난 8월엔 아이돌그룹 샤이니 콘서트를 앞두고 한 사람이 입장권 320여장을 구매해 논란이 됐다.

한 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대량 암표는 단지 수요·공급의 문제가 아니라 매크로 코드를 쓰는 암표상들이 예매를 처음부터 불공평한 게임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온라인 암표 거래에 대해선 어떤 규제도 없다. 암표 단속의 근거가 되는 경범죄처벌법은 현장 거래의 경우에만 적용된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 24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암표상들이 불법적으로 가격체계를 무너뜨리고 있지만 속상하게도 현대카드는 이 부분에는 힘이 없다”고 토로했다.

공연 기획사가 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다. 대형 공연에선 일일이 신분증을 확인하기도 어렵다.

미국의 히트 뮤지컬 ‘해밀턴’의 제작사는 지난 6월 475달러였던 VIP석 가격을 암표 평균가인 849달러로 대폭 인상했다. 암표상의 수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 가격 인상 초기엔 암표 비율이 줄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주연을 맡은 유명 배우의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는 VIP석 암표가 1500달러 이상에서 팔렸고, 뮤지컬이 토니상을 받은 이후엔 가격이 더 올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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