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100만배럴…41년 만에 미국 원유 도입

트럼프, 수출 더 늘릴 듯
미국산(미국 본토 생산 기준) 원유가 41년 만에 국내에 들어왔다. 국내 정유사들이 중동에 편중된 원유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GS칼텍스는 국내 정유사로는 처음 미국산 원유 100만배럴을 수입해 전남 여수항에서 하역 작업(사진)을 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미국은 1차 오일쇼크 이후인 1975년부터 미국 본토에서 채굴된 원유 수출을 금지해왔다. 하지만 셰일가스 개발 등으로 에너지 자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작년 12월 금수 조치를 풀었다. GS칼텍스는 금수 조치 해제 후 국내 정유사로는 처음 미국산 원유를 수입했다. GS칼텍스는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 약세와 국제 원유 수송운임 하락 등으로 경제성이 확보돼 미국산 원유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도입한 원유는 텍사스주 이글포드 지역에서 생산된 셰일오일 중 하나로 품질이 좋은 저유황 경질원유다. 셰일오일은 지하 1000m 이상 깊이에 석유와 천연가스를 함유한 셰일암(頁岩·혈암)을 수압파쇄공법이란 신기술로 분쇄해 채굴한다. 대규모 셰일오일 채굴에 따른 ‘셰일 혁명’은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던 고유가를 끌어내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미국은 셰일오일 덕분에 석유 수입국에서 석유 수출국으로 변신했다.

GS칼텍스는 다음달에도 미국산 원유 100만배럴을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GS칼텍스의 원유 수입량(2억6800만배럴)과 비교하면 1%도 안 되는 물량이다.
하지만 이번 원유 도입은 미국산 원유가 아시아 국가로 수출이 확대될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가 있다. 트럼프 시대 미국산 셰일오일은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 정유사들도 미국산 원유 구매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산 원유 도입이 늘어나면 국내 정유사들은 중장기적으로 중동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국내에서 수입하는 원유의 85% 이상은 중동산 원유다. 특정 지역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동 지역 정세가 불안해지면 원유 공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어서다.

일부 중동 산유국은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원유 수입국가에 타 지역보다 높은 가격을 요구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아시아 프리미엄’이다. 미국산 원유 도입이 늘어나면 아시아 원유수입국의 협상력이 높아져 이런 불이익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국제 석유시장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영향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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