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이후 4% 이상 올라
내달 금리인상 가능성에 급등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9일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미국 달러화 가치가 유로화와 맞먹을 만큼 급등세를 타고 있다. 1달러와 1유로의 가치가 같아지는 이른바 ‘패리티(등가) 현상’이 14년 만에 재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 이후 2주간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4% 이상 올라 21일에는 장중 한때 1유로당 1.058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달러화 가치가 이날 수준으로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30일(유로당 1.056달러)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중에 추가로 자금을 푸는 양적완화정책을 예고해 유로화 가치 하락을 부채질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화와 유로화의 가치가 같아지는 시기가 머지않은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12개월 안에 ‘1달러=1유로’ 시대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WSJ는 “모든 사람의 예상은 아니지만 200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패리티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강(强)달러’를 선호해 2000년 10월에는 달러화 가치가 유로당 0.83달러까지 올랐다. 달러화 가치는 2001년 조지 W 부시 정부 들어서면서 조금씩 내렸다.

달러화 인기가 다시 높아지는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다음달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트럼프 당선자가 경기부양을 위해 감세와 정부지출 확대를 공언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이자를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해외 자금이 미국으로 몰려들면서 달러 수요를 늘린다.

유로화뿐만 아니라 원화, 엔화, 위안화 등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국 일본 중국 등의 자금이 미국으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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